‘가장 깨끗한 물’ 반도체용 초순수, 국산화 시동 걸었다
뉴시스
입력 2021-11-16 15:14 수정 2021-11-16 15:15
정부가 반도체용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국산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를 통해 반도체 산업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내 기업의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환경부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16일 오후 경북 구미 SK실트론 생산공장에서 ‘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초순수는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유기믈 0.01ppm 이하)로 만든 이론순수에 가장 근접한 물이다. 반도체, 액정 디스플레이(LCD), 태양광 패널 등 정밀산업에서 부산물과 오염물 세척에 사용된다.
수자원공사, 한국물기술인증원, 관련 업계는 이번 착공식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480억원을 투입해 초순수 국산화 연구를 진행한다. 관련 연구는 ▲초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 ▲초저농도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기술 등이다.
SK실트론 공장은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곳에 실증플랜트를 설치하면 국내 초순수 생산 기술과 해외 기술을 직접 비교하고 성능을 확인할 수 있어 기술 확보에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자원공사와 연구개발 참여 기업은 2025년까지 하루 2400t의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설치해 운영한다. 이 생산공정은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핵심 기자재 60% 국산화를 목표로 한다.
초순수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 난도의 수처리 기술을 보유한 일부 선진국에서만 생산한다. 지난 2019년 일본에서 초순수 수출을 규제하면서 한때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초순수 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외에 전자, 의약, 철강 등 주요 산업에서 사용되는 초순수 분야 세계 시장은 2024년 2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반도체용 초순수 시장은 전 세계 4조4000억원, 국내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5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제조기술 초격차를 이어가는 내용의 ‘K-반도체 전략’을 지난 5월 발표한 바 있다. 환경부는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를 통해 국내 기업의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선진국 간 전쟁에 가까운 산업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현 상황에서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반도체 공급망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품질과 직결되는 공업용수이자 핵심 소재임에도 일부 선진국에만 의존하던 반도체용 초순수 생산기술 자립을 위해 환경부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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