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영끌’ 일단은 숨통…가격 폭등 버틸수 있을까

뉴시스

입력 2021-11-12 07:31 수정 2021-11-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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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차량용 요소수를 주유소에서만 판매하도록 하고, 일반 디젤차 1대당 구매량을 10ℓ(화물·승합차 등은 30ℓ)로 제한한 가운데 이번 조처로 요소수 품귀 사태와 가격 폭등이 진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사재기와 같은 불법 행위를 단속할 수 있겠지만, 원료인 요소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서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장기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요소와 요소수 수급 안정화를 위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했다.

조치에 따라 차량용 요소수는 연말까지 주유소에서만 판매한다. 승용차와 화물·승합차 1대당 최대 구매량은 각각 10ℓ, 30ℓ다. 요소수 구매자는 중고 거래 플랫폼 등을 통해 제3자에게 재판매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요소와 요소수를 다양한 국가에서 더 많이 들여올 방침이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요소수 가격을 최대한 올리지 않고 국내 유통 가격대로 받겠다는 입장이다. 즉시 가격을 규제하지는 않지만, 수입가격이 오르더라도 국내 유통가에 맞게 요소수 1ℓ당 1200원 정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1년간 차량용 요소수 사용량이 8만t 정도임을 고려하면 정부가 확보한 요소 또는 요소수 물량으로 3개월 이상 사용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체적으로 호주산 요소수 2만7000ℓ, 군부대 예비분 20만ℓ, 국내 보유 물량 1561ℓ, 중국에서 도입되는 요소 1만8700t과 베트남 수입 요소 5200t 등을 합친 규모다. 여기에 민간 확보 물량과 정부가 추가로 확보할 물량까지 감안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해 추가 생산할 경우엔 더 많은 요소수를 확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차단할 수 있지만, 원료인 요소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요소와 요소수를 구매했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요소를 얼마로 구입했는지는 전혀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요소가 부족하다 보니 비싼 가격에 구매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소 가격 상승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으나 최근 들어 수직상승했다. 인베스팅 닷컴(Investing.com)에 따르면 지난 1월 초 t당 300달러 아래였던 국제 요소 가격은 3월 350달러, 7월 487달러로 오르더니 10월 732달러, 11월 905달러로 증가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한 10월부터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수디자인학과 교수는 “요소수 가격이 올라가는 건 기정사실이다. 요소 가격 자체가 상승했다”며 “원룟값이 4배 정도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가격대로 정부가 구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발 요소 대란, 각국의 원자잿값 상승 등 국제 경기 악화로 요소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가 계속 높은 가격으로 요소·요소수를 구매하면서 경제적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정부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요소·요소수를 끌어들이고 있지만, 요소수 가격을 실제 1만원선으로 내리는 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추후 요소와 요소수를 정상적으로 쌓아놓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돼야 하는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에 대해 “장기적으로 1~2년 연간 사용량에 대해 미리 쿼터제를 둬 계약하고, 국내 생산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며 “최악의 경우 비상조치 차종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생산하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적자는 세금 공제나 혜택 등으로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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