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초 완판’ 신화 주인공, 이번엔 한국 화장품 1000억 원어치 팔았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1-04 14:29 수정 2021-11-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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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웨이보 캡처

중국 최정상 뷰티 인플루언서가 하루 만에 한국 화장품 1000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중국 최정상 뷰티 인플루언서인 웨이야(薇娅·viya)는 지난달 20일 LG생활건강 화장품 ‘후’를 들고 라이브 쇼핑 방송을 진행했다. 웨이야는 후의 대표 상품인 ‘천기단 화현’을 소개했다. 손수 제품을 발라 보기도 하고 어떤 향이 나는지, 성분은 어떤지 자세히 설명했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11월 11일)’의 예약판매 첫날 웨이야가 기록한 예약판매 매출은 5억 7600만 위안(한화 약 1060억 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날 웨이야가 판매한 ‘랑콤’(781억 원)과 ‘에스티로더’(342억 원)의 기록을 뛰어넘은 수치로 매출 1위 기록에 해당한다. 중국 최정상급 뷰티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판매 전략의 승리다.

웨이야는 중국 전자상거래 서비스 타오바오의 라이브 쇼핑 플랫폼 기준 팔로워 8000만 명을 거느린 ‘톱’ 인플루언서다. 2019년 3월에는 한국을 직접 방문해 메디힐, VT, 애경, VIVLAS, 신세계 면세점 등 화장품 업체를 오가며 70여개 업체의 제품 75만개를 5시간 만에 팔아치웠다.

그가 2019년 광군제 때 진행한 라이브 방송은 ‘1초 완판’ 신화를 썼다. 총 458만 명이 그의 방송을 시청했으며, 1초당 평균 2만 개의 제품이 팔려나갔다. 이날 방송에는 70여 개의 한국 브랜드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군제는 11월 11일로 중국에서는 이날 짝이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연인·결혼 상대를 찾거나 선물을 하는 문화가 있어 ‘독신자의 날’로 불리기도 한다. 2009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인 알리바바가 독신자의 날에 대대적 할인 행사를 벌이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유명해졌다. 이날은 중국 최대 대목으로 꼽힌다.

한국 업체들도 광군제를 통해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2016년 중국의 사드 한한령 이후 중국 내 K-뷰티의 위상이 흔들렸고 중국 자체 뷰티 브랜드가 점차 자국 내 점유율을 높여갔다. 이런 상황에서 광군제는 K-뷰티의 위상을 다시 높일 ‘기회’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둔화로 광군제를 앞두고 긴장감이 컸지만, 예약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만의 미를 살려 럭셔리 브랜드로 승부를 봐야한다. 이번 광군제를 통해 K-뷰티가 다시 체면을 살릴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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