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니즘에 열렬한 20대 전문직 女, 40대 사무직은 미지근
김하경 기자
입력 2021-11-02 03:00 수정 2021-11-02 04:35
국내 첫 ‘비거니즘’ 소비자 분석 나와
서울의 중학교 교사 A 씨(31·여)는 2년 전 동물복지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부터 채식 위주 식생활을 하고 있다. 식사는 두부와 나물 위주로, 간식으로는 고구마나 비건 빵집에서 구매한 빵과 케이크 등을 먹는다. A 씨는 “건강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려다 보니 생활 전반에서 채식이 잦아졌다”며 “최근에는 비건(채식) 레스토랑이나 카페도 많이 생겨나 트렌드에 민감한 친구들과도 체험하러 종종 간다”고 말했다.
A 씨처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광고기획사인 대홍기획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거니즘 시장의 소비자를 6가지 유형으로 세분해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건시장에서는 소극적 채식을 실천하는 ‘포텐셜 비건’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홍기획은 친환경, 동물, 채식 중 한 가지 이상에 관심을 보인 서울 등 수도권 거주 15∼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성향과 실천 정도에 따라 비건 소비자를 △코어 비건 △트렌드세터 비건 △미퍼스트 비건 △트렌드팔로어 비건 △그린 비건 △포텐셜 비건 등 6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비거니즘은 과거에는 단순한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거나 동물 화학실험을 하는 제품 및 동물성 제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삶의 방식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비거니즘이 적용되는 분야도 식품을 넘어 뷰티, 패션, 생활용품, 자동차 등 라이프스타일로 넓어졌다.
비건 유형 중 코어 비건은 넓은 의미의 비거니즘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소비층이다. 핫플레이스와 트렌드에 민감하고 사회·환경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 설문 결과 이들은 전체 시장의 8% 정도였다. 주로 소득이 높은 20대 전문직 여성에게서 많았다. 코어 비건 다음으로 적극적인 비건인 ‘트렌드세터 비건’ 비중은 14%로 20, 30대 사무직 남녀가 많았다. 이들은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얼리어답터 성향을 가진 데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건은 ‘포텐셜(Potential) 비건’(25%)이었다. 40대 사무직 또는 무직 남녀에게서 많이 보이는 성향으로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도는 낮았지만 건강을 위해 채식을 실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품을 구매할 때도 비거니즘 그 자체보다 가격과 프로모션을 중시했다. 안전과 건강 등 개인의 편익과 만족을 위해 비건 제품 소비를 즐기는 ‘미퍼스트(Me-first) 비건’ 트렌드에 따라서 비거니즘을 좇는 ‘트렌드팔로어(Trend Follower) 비건’도 각 20% 정도를 차지했다. 환경보호에 관심은 많지만 채식은 싫어하는 ‘그린(Green)비건’은 13%였다. 현재 국내 채식 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비건 시장 규모는 매년 10%가량 성장해 2030년에 1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성지연 대홍기획 전략솔루션팀 팀장은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 등으로 인해 앞으로 3∼4년 안에 전체 소비시장의 16%가량을 비거니즘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양한 유형을 지닌 비거니즘 시장의 맥락을 잘 이해한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서울의 중학교 교사 A 씨(31·여)는 2년 전 동물복지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부터 채식 위주 식생활을 하고 있다. 식사는 두부와 나물 위주로, 간식으로는 고구마나 비건 빵집에서 구매한 빵과 케이크 등을 먹는다. A 씨는 “건강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려다 보니 생활 전반에서 채식이 잦아졌다”며 “최근에는 비건(채식) 레스토랑이나 카페도 많이 생겨나 트렌드에 민감한 친구들과도 체험하러 종종 간다”고 말했다.
A 씨처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광고기획사인 대홍기획이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거니즘 시장의 소비자를 6가지 유형으로 세분해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국내 비건시장에서는 소극적 채식을 실천하는 ‘포텐셜 비건’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식품에서 뷰티, 생활용품으로 확대
대홍기획은 친환경, 동물, 채식 중 한 가지 이상에 관심을 보인 서울 등 수도권 거주 15∼4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성향과 실천 정도에 따라 비건 소비자를 △코어 비건 △트렌드세터 비건 △미퍼스트 비건 △트렌드팔로어 비건 △그린 비건 △포텐셜 비건 등 6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비거니즘은 과거에는 단순한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거나 동물 화학실험을 하는 제품 및 동물성 제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삶의 방식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비거니즘이 적용되는 분야도 식품을 넘어 뷰티, 패션, 생활용품, 자동차 등 라이프스타일로 넓어졌다.
비건 유형 중 코어 비건은 넓은 의미의 비거니즘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소비층이다. 핫플레이스와 트렌드에 민감하고 사회·환경 문제에 가장 관심이 많다. 설문 결과 이들은 전체 시장의 8% 정도였다. 주로 소득이 높은 20대 전문직 여성에게서 많았다. 코어 비건 다음으로 적극적인 비건인 ‘트렌드세터 비건’ 비중은 14%로 20, 30대 사무직 남녀가 많았다. 이들은 트렌드에 관심이 많고 얼리어답터 성향을 가진 데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전파하는 경향을 보였다.
○ ‘가치소비’ 편승, 시장 규모 116조 원 전망
아직까지 국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건은 ‘포텐셜(Potential) 비건’(25%)이었다. 40대 사무직 또는 무직 남녀에게서 많이 보이는 성향으로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도는 낮았지만 건강을 위해 채식을 실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제품을 구매할 때도 비거니즘 그 자체보다 가격과 프로모션을 중시했다. 안전과 건강 등 개인의 편익과 만족을 위해 비건 제품 소비를 즐기는 ‘미퍼스트(Me-first) 비건’ 트렌드에 따라서 비거니즘을 좇는 ‘트렌드팔로어(Trend Follower) 비건’도 각 20% 정도를 차지했다. 환경보호에 관심은 많지만 채식은 싫어하는 ‘그린(Green)비건’은 13%였다. 현재 국내 채식 인구는 약 150만 명으로 비건 시장 규모는 매년 10%가량 성장해 2030년에 1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성지연 대홍기획 전략솔루션팀 팀장은 “가치소비 트렌드 확산 등으로 인해 앞으로 3∼4년 안에 전체 소비시장의 16%가량을 비거니즘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양한 유형을 지닌 비거니즘 시장의 맥락을 잘 이해한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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