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건희 1주기 ‘간소하게’…이재용, 지난달 이건희 컬렉션 관람

서동일 기자

입력 2021-10-12 11:42 수정 2021-10-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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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수원 선영서 유족-사장단만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12일 부친 고 이건희 회장의 49재를 지내기 위해 찾은 서울 은평구 진관사에서 스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고(故) 이건희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경기 수원시 선영에서 열릴 전망이다. 추도식은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과 일부 사장단만 참석하는 등 간소화해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초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시 중인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을 직접 찾아 고인이 생전 수집한 미술품을 관람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12일 삼성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1주기 추도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치르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며 “다만 지난해 조문에 참석하지 못한 임직원 및 지인을 위해 온라인 추모관을 열었듯 삼성 주요 계열사 사내 게시판 등에 추모공간을 마련하는 방안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향년 7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당시 삼성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고, 조화 및 조문을 사양했었다. 영결식 역시 유족 뜻에 따라 간소화해 50여 명의 유족 및 삼성 주요 임원들만 참석했다.

당초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의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며 반도체·스마트폰·디스플레이·가전사업 등을 키운 이 회장의 업적을 고려해 규모있는 추모행사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평전이나 사진전, 경영철학 관련 학술세미나 등을 여는 방안도 검토됐었지만 유족의 뜻에 따라 간소화해 치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1주기 추도식 이후 이 부회장이 이끌 ‘뉴 삼성’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1주기 추도식에 맞춰 이 부회장이 경영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8월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 및 보호관찰뿐 아니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의혹,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관련해 2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등 여러 경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분야 등 미래 전략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240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2023년까지 4만 명을 직접 채용하고, 정부와 함께 총 3만 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하는 등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회장님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라는 말이 강렬하게 머릿 속에 맴돈다”라며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신사업 발굴도 당연한 책무지만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달 초 ‘이건희 걸렉션’이 열리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7월 말 각각 고인의 유산 기증 현장을 방문했었지만 이 부회장의 직접 방문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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