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접종률 높여라”… 안산-화성 등에 ‘백신버스’ 출동

이지운 기자 , 김성준 인턴기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졸업

입력 2021-10-12 03:00:00 수정 2021-10-12 16: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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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접종률 31%, 내국인의 절반… ‘백신 사각지대’로 집단감염 계속
미등록 외국인 수소문 접종 설득… “고용사업주들 인식 개선도 필요”
신규확진 1297명 두달만에 ‘최저’


“불법체류 단속 안 합니다” 8일 오전 경기 안산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주차장에 버스를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임시접종소가 차려졌다. 이날 이곳에선 불법체류 외국인 등 129명이 백신을 접종했다. 경기도는 이달 말까지 외국인 접종 백신 버스를 운영한다. 안산=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없는 주소라고 나오는데요? 노 어드레스(No address). 주소 안 적으면 백신 못 맞아요.”

8일 오전 경기 안산시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주차장에 세워진 버스 안에서 의료진과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과정에서 중국 출신의 근로자 A 씨가 가짜 주소를 적어낸 것이다. 미등록(불법체류) 신분이 노출되는 걸 걱정한 탓이다. 현장에 ‘불법체류 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현수막도 내걸렸지만 A 씨는 경계심을 풀지 못했다. 의료진의 설득 끝에 A 씨는 지인의 주소를 적어낸 뒤 백신을 맞았다. 6일부터 사흘간 이곳에 투입된 ‘백신 버스’를 통해 348명이 접종했는데 이 중 152명이 A 씨처럼 불법체류 외국인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앞두고 부진한 외국인 접종률로 인해 방역당국이 비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접종 완료율은 59.6%다. 하지만 외국인만 따로 보면 31.4%(7일 0시 기준)로 절반 수준이고 속도도 빠르지 않다. 외국인들이 ‘백신 사각지대’에 놓이다 보니 집단 감염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외국인 지인 모임 관련 집단 감염은 확진자가 840명까지 늘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9월 12일부터 2주간 발생한 성인 확진자의 83.1%는 미접종 및 불완전 접종군에서 발생했다. 그만큼 미접종자의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이달 말까지 안성시와 화성시 등에서도 백신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경남 김해시는 연락처가 등록돼 있지 않은 외국인 6000여 명을 일일이 수소문하면서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 제공이나 이동식 접종만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신 버스를 이용한 중국동포 박모 씨(51)는 “백신을 맞느라 하루 이틀 쉬면 일감이 끊길까 봐 직장에 말도 못 꺼내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최철영 원주외국인주민지원센터 대표는 “회사에서 여권을 빼앗아 가 백신을 못 맞고 있다는 외국인도 있었다”며 “사업주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4시 기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은 4000만6549명으로 집계됐다. 백신 접종 사업을 시작한 후 227일 만에 1차 접종자가 40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97명으로 2개월여 만에 가장 적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성준 인턴기자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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