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분석기술로 불량률 100만분의 7 수준까지 떨어뜨려”

임현석 기자

입력 2021-10-04 03:00 수정 2021-10-0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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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일본 업체 등 제치고
현대차 ‘캐스퍼’ 생산라인 자동화 구축


LS일렉트릭 청주1사업장 스마트공장에서 직원들이 생산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자동화 공정 생산설비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기 이상이 발견될 경우 정비 작업 등이 이뤄진다. LS일렉트릭 제공

“미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가 정말 한국 기술력으로 완성차 자동화 라인을 만들 수 있느냐고 묻더군요. 기술 선진국만 가능하던 거였으니까요.”

LS일렉트릭의 권봉현 자동화 사내독립기업(CIC)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일본 업체 등을 제치고 현대자동차의 새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 생산공정 자동화 라인을 만드는 업체로 선정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캐스퍼를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설비 자동화 솔루션은 LS일렉트릭이 개발한 100% 국산 기술이다. 완성차 전체 생산 라인의 자동화 솔루션을 국내 기술로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제까지는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 등의 기술이 주로 쓰였다.

LS일렉트릭이 외국 유수의 업체를 앞설 수 있었던 비결은 빅데이터 수집 기술에 있다. LS일렉트릭이 자체 개발한 자동화기기 PLC는 작업을 할 때 감지되는 진동, 신호, 공정별 작업 속도를 측정해 빅데이터로 저장하고 분석한다. 기존과 다른 진동이나 소음이 발생하면 고장 전에 선제적 조치를 한다. LS일렉트릭 측은 “해외 업체와 차이가 났던 고장 진단 기술의 격차를 빅데이터 분석으로 좁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S일렉트릭은 충북 청주시에 있는 청주1사업장 스마트공장에서 2015년부터 이 기술을 적용해 왔다. LS일렉트릭 주력 제품인 저압차단기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에서는 라인 1곳에서 하루 평균 50만 건의 데이터를 수집해 공정 효율화 작업을 한다. 빅데이터 분석이 발달하면서 이 공장의 불량률은 글로벌 스마트 공장 수준인 7PPM(100만분의 7)까지 떨어졌다.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GGM은 생산 공정에 이 기술을 도입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LS일렉트릭 청주 스마트공장은 지난달 29일 열린 2021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WEF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우수한 스마트 공장을 등대공장으로 선정해 매년 2차례 발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9년 포스코에 이어 두 번째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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