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간공확장술, 치료 까다로운 부위일수록 집도의 노하우 중요
황효진 기자
입력 2021-09-29 03:00 수정 2021-09-29 09:17
서울 광혜병원
인체 척추 구성하는 수많은 뼈 중 움직임 많은 허리뼈가 퇴행도 빨라
치료가 까다로운 L5~S1 부위 통증, 추간공확장술로 해소할 수 있어
척추 부위 따라 치료법도 달라져 다양한 사례 경험한 의사 찾아야
평생 농사일만 해온 K 씨(73·남). 일찍부터 육체노동을 해 온 터라 50대 중반부터 협착증 판정을 받았다.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 덕분에 다행히 협착증 진행 정도가 심하지는 않아 수술이나 시술 없이 간단한 약 처방이나 주사치료 정도로 잘 견뎌왔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는 계속 종아리 안쪽부터 발끝까지 뻗치는 기분 나쁜 이상 감각 증세가 나타나다가 최근 그 빈도가 잦고 통증의 정도도 심해졌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척추의 L5∼S1(사진 참고) 추간공 쪽이 유독 심하게 좁아져 해당 추간공으로 빠져나가는 신경가지나 자율신경이 관장하는 부위에 통증과 감각 이상, 시린 증상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주사치료도 차도가 없어 서울 광혜병원에서 추간공확장술을 받고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추간공접근법과 L5∼S1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척추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척추는 총 33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위로부터 크게 목뼈(경추) 7개, 등뼈(흉추) 12개, 허리뼈(요추) 5개, 엉치뼈(천추) 5개, 꼬리뼈(미추) 4개로 나뉜다. 척추의 상부로는 머리뼈, 하부로는 골반뼈까지 강한 근육과 인대로 이어져 있다.
이 중 허리뼈가 많은 움직임과 체중에 의한 하중 분담으로 퇴행 변화가 더욱 집중된다. 주로 5개의 뼈로 구성되는 허리뼈(Lumbar) 부위는 위에서부터 L1∼L5라 한다. 허리뼈의 맨 하단 L5와 이어져 역시 5개의 뼈로 이뤄진 엉치뼈(Sacral) 부위도 위에서부터 S1∼S5라 부른다. 따라서 L5∼S1 부위는 허리뼈의 최하단과 엉치뼈의 최상단이 만나는 부위이다.
따라서 엉치뼈틈새를 통해 척추관으로 접근하는 꼬리뼈접근법은 이미 엉치뼈에서도 상당히 아래에서 출발하게 된다. 허리뼈 또한 5개의 마디로 구성되므로 엉치뼈틈새에서 출발한 경막외카테터가 허리뼈 중에서도 상단 마디들까지 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시술 전 이미 허리뼈 부위 중 특정 마디를 수술했다면 수술 마디 주변에 골유합과 이를 촉진하는 인조뼈 물질 등에 의한 수술성 유착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해당 수술 마디의 척추관을 막아 엉치뼈틈새에서 꼬리뼈접근법으로 진입한 경막외카테터가 해당 수술마디의 척추관을 지나 그 윗마디까지 도달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옆구리 방향에서 병소 부위의 추간공으로 들어가 척추관으로 진행하는 아웃-인 방식의 추간공접근법이 인-아웃 방식의 꼬리뼈접근법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추간공확장술을 L1∼L5의 허리뼈 부위에 추간공접근법으로 적용 시 중간에 특별한 장애물이 없어 비교적 쉽게 수평 방향으로 나란히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허리뼈 최하단 L5와 엉치뼈 최상단 S1 사이 추간공으로도 신경가지가 지나가는데 문제는 이 L5∼S1의 추간공을 추간공접근법으로 공략할 때는 해당 진입 경로에 골반뼈의 상단 테두리에 해당하는 엉덩뼈능선이 장애물처럼 위치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L5∼S1을 L1∼L5와 유사하게 수평으로 나란히 접근하면 이 엉덩뼈능선에 걸리게 된다. 해당 엉덩뼈능선이 높은 경우는 심지어 L4∼L5의 수평 접근 시에도 진행에 제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L5∼S1 추간공은 허리뼈의 아래쪽에 위치한 L4∼L5의 진입점을 시작점으로 비스듬히 아래로 기울여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구조마다 특성에 차이가 있어 L5∼S1 부위는 시술 난도가 매우 높다”며 “L5∼S1 부위의 추간공은 다른 요추부 추간공에 비해 더 좁고 인대의 구조나 명칭도 상이하며 협착이나 유착의 정도에 따라 접근 및 공략 범위, 진입각도도 달라져 더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복잡한 요인들 때문에 다른 부위에 비해 L5∼S1 추간공확장술의 경우 다양한 사례를 경험한 집도의의 경륜과 노하우가 시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광혜병원은 올해 상반기 달성한 추간공확장술 누적 시술 건수 2만 건 중 L5∼S1 건만 수천 건일 정도로, 해당 부위 집도 경험이 풍부하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인체 척추 구성하는 수많은 뼈 중 움직임 많은 허리뼈가 퇴행도 빨라
치료가 까다로운 L5~S1 부위 통증, 추간공확장술로 해소할 수 있어
척추 부위 따라 치료법도 달라져 다양한 사례 경험한 의사 찾아야
시술 전 요추부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에 대해 추간공접근법을 이용해 추간공확장술을 집도하고 있는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 서울 광혜병원 제공
평생 농사일만 해온 K 씨(73·남). 일찍부터 육체노동을 해 온 터라 50대 중반부터 협착증 판정을 받았다.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을 쓴 덕분에 다행히 협착증 진행 정도가 심하지는 않아 수술이나 시술 없이 간단한 약 처방이나 주사치료 정도로 잘 견뎌왔다. 그러나 몇 해 전부터는 계속 종아리 안쪽부터 발끝까지 뻗치는 기분 나쁜 이상 감각 증세가 나타나다가 최근 그 빈도가 잦고 통증의 정도도 심해졌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척추의 L5∼S1(사진 참고) 추간공 쪽이 유독 심하게 좁아져 해당 추간공으로 빠져나가는 신경가지나 자율신경이 관장하는 부위에 통증과 감각 이상, 시린 증상 등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주사치료도 차도가 없어 서울 광혜병원에서 추간공확장술을 받고서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추간공접근법과 L5∼S1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척추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척추는 총 33개의 뼈로 이뤄져 있다. 위로부터 크게 목뼈(경추) 7개, 등뼈(흉추) 12개, 허리뼈(요추) 5개, 엉치뼈(천추) 5개, 꼬리뼈(미추) 4개로 나뉜다. 척추의 상부로는 머리뼈, 하부로는 골반뼈까지 강한 근육과 인대로 이어져 있다.
이 중 허리뼈가 많은 움직임과 체중에 의한 하중 분담으로 퇴행 변화가 더욱 집중된다. 주로 5개의 뼈로 구성되는 허리뼈(Lumbar) 부위는 위에서부터 L1∼L5라 한다. 허리뼈의 맨 하단 L5와 이어져 역시 5개의 뼈로 이뤄진 엉치뼈(Sacral) 부위도 위에서부터 S1∼S5라 부른다. 따라서 L5∼S1 부위는 허리뼈의 최하단과 엉치뼈의 최상단이 만나는 부위이다.
꼬리뼈접근법이 어렵다면 추간공접근법이 효과적
중앙 붉은색 점선이 골반뼈 상단 테두리에 해당하는 엉덩뼈능선의 높이다. 환자마다 개인차가 있어 L5~S1 마디의 추간공접근법 진행 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다.
요천추 중에서도 L1∼L5 요추 부위 질환을 치료하는 꼬리뼈접근법은 엉치뼈틈새(천골열공)라고 하는 틈이 카테터 진입 입구가 된다. 엉치뼈틈새는 엉치뼈 중에서도 4∼5번째 마디 정중앙에 완전히 닫히지 않아 생기는 틈새이므로 엉치뼈 중에서도 상당히 아래에 위치한다.따라서 엉치뼈틈새를 통해 척추관으로 접근하는 꼬리뼈접근법은 이미 엉치뼈에서도 상당히 아래에서 출발하게 된다. 허리뼈 또한 5개의 마디로 구성되므로 엉치뼈틈새에서 출발한 경막외카테터가 허리뼈 중에서도 상단 마디들까지 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또한 시술 전 이미 허리뼈 부위 중 특정 마디를 수술했다면 수술 마디 주변에 골유합과 이를 촉진하는 인조뼈 물질 등에 의한 수술성 유착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해당 수술 마디의 척추관을 막아 엉치뼈틈새에서 꼬리뼈접근법으로 진입한 경막외카테터가 해당 수술마디의 척추관을 지나 그 윗마디까지 도달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옆구리 방향에서 병소 부위의 추간공으로 들어가 척추관으로 진행하는 아웃-인 방식의 추간공접근법이 인-아웃 방식의 꼬리뼈접근법에 대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난도 높은 L5∼S1 어떻게 하나
추간공확장술을 L1∼L5의 허리뼈 부위에 추간공접근법으로 적용 시 중간에 특별한 장애물이 없어 비교적 쉽게 수평 방향으로 나란히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허리뼈 최하단 L5와 엉치뼈 최상단 S1 사이 추간공으로도 신경가지가 지나가는데 문제는 이 L5∼S1의 추간공을 추간공접근법으로 공략할 때는 해당 진입 경로에 골반뼈의 상단 테두리에 해당하는 엉덩뼈능선이 장애물처럼 위치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L5∼S1을 L1∼L5와 유사하게 수평으로 나란히 접근하면 이 엉덩뼈능선에 걸리게 된다. 해당 엉덩뼈능선이 높은 경우는 심지어 L4∼L5의 수평 접근 시에도 진행에 제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L5∼S1 추간공은 허리뼈의 아래쪽에 위치한 L4∼L5의 진입점을 시작점으로 비스듬히 아래로 기울여서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경우 서울 광혜병원 병원장은 “구조마다 특성에 차이가 있어 L5∼S1 부위는 시술 난도가 매우 높다”며 “L5∼S1 부위의 추간공은 다른 요추부 추간공에 비해 더 좁고 인대의 구조나 명칭도 상이하며 협착이나 유착의 정도에 따라 접근 및 공략 범위, 진입각도도 달라져 더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복잡한 요인들 때문에 다른 부위에 비해 L5∼S1 추간공확장술의 경우 다양한 사례를 경험한 집도의의 경륜과 노하우가 시술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광혜병원은 올해 상반기 달성한 추간공확장술 누적 시술 건수 2만 건 중 L5∼S1 건만 수천 건일 정도로, 해당 부위 집도 경험이 풍부하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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