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뜀박질… OECD, 올 전망 2.2%로 올려

세종=송충현 기자

입력 2021-09-23 03:00 수정 2021-09-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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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도 1.8%→2.0%
재난금-전기요금 인상요인 겹쳐
9년만에 ‘2%대 물가상승’ 우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2%대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딛고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간 데다 재난지원금 지급과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요인까지 겹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이날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8%(7월 전망치)에서 2.0%로 0.2%포인트 올렸다. 경제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4.0%를 유지했다. 21일 OECD 역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월(1.8%)보다 0.4%포인트 높은 2.2%로 조정했다.

ADB와 OECD가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이유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 경제 회복세로 수요가 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5월과 11월 본전망에 물가 전망치를 내놓는 OECD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9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물가 전망치를 조정했다.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2%대를 웃돌면 2012년(2.2%) 이후 9년 만에 ‘2%대 물가 상승 시대’를 맞게 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페이스북에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민생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상승세를 탄 물가를 자극할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국민의 88%에 1인당 25만 원씩 나눠주는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고 다음 달에는 내수 진작을 위해 신용카드를 많이 쓰면 카드 포인트로 일정액을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도 시행된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3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연료비 상승 등 전기요금 인상 요인에도 2개 분기 연속 요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한전이 2분기(4∼6월)에 7648억 원 적자를 낸 데다 하반기에도 연료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요금 인상을 더는 미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기요금을 올리더라도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소폭 올리거나 한 차례 더 동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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