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멘토’ 아임해피의 ‘새 아파트 싸게 사는 방법’

이한경 기자

입력 2021-09-19 11:17:00 수정 2021-09-19 11: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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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서울 ‘한성노북’·경기 ‘성광안수’ 주목하라”




“2년 전 ‘대한민국 청약지도’를 펴낼 때만 해도 서울에서 청약가점 30점대로 당첨이 가능했습니다. 그 뒤로 부동산 열기가 가열되면서 당첨 커트라인이 많이 올라갔지만 그래도 지난해까지는 40점대면 당첨 가능한 곳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다릅니다. 서울에서 많은 이가 원하는 좋은 단지는 래미안원베일리 딱 하나 분양됐는데, 중도금 대출이 안 돼 현금부자만 청약할 수 있었는데도 청약 커트라인이 69점이었습니다. 69점이면 4인 가족이 15년 동안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청약이 바늘구멍 통과하기가 된 거죠.”

‘아임해피’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정지영 ㈜아이원 대표는 그동안 종합편성채널 채널A ‘서민갑부’, 유튜브 채널 ‘신사임당’ ‘직방TV’에 각각 ‘내 집 마련 멘토’ ‘부동산 좀 아는 선배’ ‘청약의 신’으로 출연하며 ‘청약 전도사’로 통했다. 청약저축에 가입해 충분히 당첨 조건을 갖췄음에도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세우지 못해 번번이 탈락하는 무주택자에게 실질적이면서도 유용한 부동산 정보를 제공해서다.

그런 그가 최근 펴낸 책 제목은 ‘대한민국 재건축 재개발 지도’다. ‘청약 전도사’가 ‘재건축·재개발’을 들고 나온 이유를 물으니 “청약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고 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또 “재건축·재개발이 쉬운 분야는 아니지만, 청약 문턱은 높고 신축은 비싼 현실에서 모두가 원하는 새 아파트를 싸게 매수할 방법은 재건축·재개발뿐”이라는 말도 이어진다. “앞으로 10년은 재건축·재개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 그에게 미래가치가 높은 지역들에 관해 물었다.

닉네임 ‘아임해피’로 유명한 정지영 ㈜아이원 대표. [홍중식 기자]



청약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




이제 청약이 아닌, 재건축·재개발이 내 집 마련을 위한 최선책인가.

“청약을 배제한다기보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거다. 만약 지방에서 서울로 오려면 기차, 버스, 비행기 중 어떤 수단을 선택해도 된다. 내 집 마련도 마찬가지다. ‘새 아파트 내 집 마련’이라는 꿈만 이루면 되는 거다. 2019년은 ‘청약 시대’였다. 서울에서도 청약가점 30점대로 당첨이 가능해 ‘천국의 문’이 열렸다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그사이 청약제도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사실상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졌다. 최근 3기 신도시 사전 청약 결과가 발표됐는데, 서울 거주자는 0.4%만이 신혼희망타운에 당첨됐다. 그래서 재건축과 재개발이라는 방법도 있음을 알려드리는 거다. 물론 지금도 원하는 지역에 당첨될 조건이 충분하다면, 공급 물량이 풍부한 지역에 거주한다면 1순위 전략은 청약이다.”


재건축과 재개발 투자는 어렵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 말에 공감하면서도 내 첫 집을 재건축으로 장만해서인지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도전하지 못할 분야였다면 청약 대안으로 제시하지 못했을 거다. 서울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집을 지을 빈 땅이 없어 공급이 부족해서다. 앞으로 공급될 아파트는 기존 건물을 허물고 지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서울 전체 주택에서 20년 차 이상 노후주택 비율은 47.2%에 이르고, 30년 차 이상 주택은 약 20%에 달한다. 30년 차는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는 연한이다. 앞으로 지어질 서울 새 아파트는 이변이 없는 한 거의 재건축·재개발 지역에서 탄생할 테고, 그중 일부가 일반분양으로 풀릴 거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어떻게 다른가.

“재건축은 낡은 아파트를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 거다. 재개발은 단독주택, 다가구, 빌라 등 다양한 건물이 자리한 일정 지역을 하나로 묶어 모두 허물고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거다. 결과적으로는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점에서 같다. 차이가 있다면 후자는 시유지에 지은 무허가 건물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아파트 입주권이 주어진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재개발지역 내 건물은 형태가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며, 투자금도 천차만별이다.”



재건축·재개발 ‘속도’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여유자금이 있고 하루빨리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사람은 재건축에, 나머지 사람은 재개발에 관심을 가지면 될까.

“미리 선택하지 말 것을 권한다. 물론 재건축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거주하고 경제활동을 해온 곳이다 보니 입지 형성이 잘 돼 있고, 재개발은 너무 낡고 오래돼 사람들이 빠져나간 모습이지만 결과적으로 천지개벽할 만큼 바뀔 거라 지금 하나를 고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그리고 입지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나.

“두 가지 모두 정비구역 지정→조합설립인가→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일반분양 단계를 밟는다. 정비구역 지정은 시군구청 등 지방자치단체 심사를 통과해야 이뤄진다.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일단 첫 단추를 꿰고 나면 소유주 75% 이상 동의를 얻어 조합을 설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한 뒤 모형도를 만들어 사업시행인가를 받는다. 이 단계에서 조합원분은 몇 가구, 일반분양은 몇 가구 이런 것도 정하고, 조합원마다 갖고 있는 땅 크기가 다르니 추가 분담금도 정한다. 이런 정리가 모두 끝나면 관리처분인가가 나고, 이주 및 멸실 과정을 거쳐 일반분양, 아파트 건설 후 입주에 이른다.”


보통 기간이 얼마나 걸리나.

“서울은 평균적으로 10년,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 빠르다. 서울은 서울시 허가를 받기가 아주 어려운 구조지만 이제는 재건축·재개발로 갈 수밖에 없다. 서울 자체가 너무 낡았고 그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아져서다. 부동산 경기도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데, 지금처럼 부동산 경기가 상승하면 ‘빨리빨리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더 빨라질 수 있다.”


5단계 중 어느 단계에 들어가야 안전할까.

“아파트 모형도가 나오는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이르면 기존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찬성으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 99% 사업이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지금은 지지부진하던 지역도 바로 옆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 뒤 달라진 모습을 보면서 너도 나도 하겠다는 상황이다. 그렇게 열의가 넘치고 입지도 좋은 곳이라면 초기 단계에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 물론 경기가 꺾이면 재건축과 재개발도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대신 내 경험에 비춰볼 때 부동산은 힘든 시기를 지나면 반드시 오르기에 내 집 마련 투자라고 생각하면 견뎌낼 수 있다. 현 상황에서 청약에 당첨되지 않는다면 재건축·재개발은 새 아파트를 싸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최고 투자처 강남, 가성비 투자처 상계



[자료 | 대한민국 재건축 재개발 지도]
서울에서 주목해야 할 재건축 지역 7곳을 꼽았다.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 이렇게 3곳은 재건축 대어인 ‘큰 놈’이다(그림1 참조). 특히 강남구는 부동산을 공부한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곳이다. 왜 그곳이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을 이끄는지, 왜 그곳에 고가 아파트가 있는지 궁금함을 풀 수 있어서다. 송파구, 영등포구 여의도동은 ‘갈 놈’이다. 송파구는 이미 잠실주공5단지를 제외하고 1~4단지 재건축이 완료된 가운데 그 안쪽 2선, 3선으로 불리는 지역에서도 조합설립인가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여의도는 상상할 수 없는 잠재력을 지닌 곳이다. 아직 규제에 묶여 있지만 ‘요이 땅’만 하면 단숨에 ‘큰 놈’이 될 지역이다.

마지막 ‘들어올 놈’은 목동과 상계동이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두 아파트는 단지가 정말 많은 택지지구인데, 아직은 안전진단 단계다. 이곳들 역시 재건축이 이뤄질 수밖에 없고, 시작만 되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할 거다.”


강남은 서민에게 ‘그림의 떡’이다. 7곳 가운데 현실적 접근이 가능한 곳은?

“상계주공아파트다. 5억 원 정도면 접근이 가능하다. 직접 거주하면서 ‘몸테크’를 하는 방법인데, 지금의 불편함이 나중에 새 아파트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전세를 놓는 방법도 있다. 최근 임대차3법 때문에 전세금이 많이 올랐다. 목동아파트도 역세권인 1~7단지 말고 흔히 ‘뒤 단지’로 부르는 8~14단지는 소형 평형의 경우 전세 끼고 10억~15억 원 사이에 매입이 가능하다.”


유망 재개발지역은 어딘가.

“한남뉴타운(용산구), 성수전략정비구역(성동구), 노량진뉴타운(동작구), 북아현뉴타운(서대문구)은 10년 후 ‘서울 최고 부촌’이 될 4대 천왕이다(그림2 참조). 비슷한 시기에 뉴타운으로 지정된 곳들은 모두 입주까지 완료한 반면, 이 지역들만 개발이 늦어진 것은 입지가 탁월해서다. 원래 부동산시장에는 ‘대장은 늦게 간다’는 말이 있다. 앞 4곳이 뉴타운 중심이라면, 동대문구와 성북구는 말 그대로 구 전체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날 전망이다. 동대문구 재개발의 핵은 청량리역이다. 지지난해 분양한 3개 단지 아파트가 건설 중인데, 그중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는 65층 규모로 지어진다. 분명 청량리는 동북권 중심지역이 될 거다. 성북구에서는 이미 완숙 단계에 들어선 길음뉴타운 외에도 장위뉴타운이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고 있으며, 공공재개발 신청도 많이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작지만 강한, ‘가성비’ 측면에서 최고 지역은 상계뉴타운과 신림뉴타운이다. 재건축과 재개발 투자는 미래가치가 풍부한 곳을 선택하는 일이다. 각자 관점으로 한 번 더 꼼꼼히 공부해보면 좋겠다.”


가장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재개발지역은?

“상계와 신림뉴타운이다. 신림뉴타운은 2019년만 해도 초기라 2억~3억 원대로도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껑충 뛰어 6억 원가량 필요하다. 상계뉴타운도 4억~5억 원 정도 들어간다.”



서울이 어렵다면 ‘성광안수’



[자료 | 대한민국 재건축 재개발 지도]
재건축이나 재개발 투자에 나설 때 절대 피해야 할 것은?

“정비구역 지정 전 들어가는 것은 위험 요소가 많다. 그야말로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열의다. 재개발지역에서는 작은 빌라 소유주든, 330㎡(100평) 단독주택 소유주든 한 장의 입주권을 받는다. 한 달에 2000만 원씩 월세를 받는 건물주 마음까지도 움직여야 일이 진행된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손품’ ‘입품’ ‘발품’이다. 사전에 주변 아파트 시세는 물론, 진행 상황 등을 충분히 찾아보고 그 동네 부동산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어 정보도 얻은 후 현장에 가 내가 파악한 게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팁을 하나 주면 A구역 부동산중개업소에 가면 나쁜 얘기는 하나도 안 한다. 이럴 때 B구역 부동산중개업소에 가면 A구역의 단점을 말해준다.”


서울 이외에 주목할 만한 곳은?

“서울은 비싸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5년 이후 재개발구역 지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다. 눈을 경기도로 돌리면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4개 도시가 있다. ‘성광안수’(성남·광명·안양의왕·수원)다. 재개발은 기존에 없던 인프라가 생기는 거니까 상상 못 할 변화가 일어난다. 서울만 고집하지 말고 경기도도 같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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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06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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