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車 기술 명가… 소-부-장 대표 중견기업으로 ‘날갯짓’

권혁일 기자

입력 2021-09-16 03:00 수정 2021-09-16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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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스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 등의 발전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미래를 이끌어 갈 다양한 영역의 정점에 자율주행 자동차가 떠오르고 있다. 테슬라, GM, 포드, 도요타, 현대차 등 완성차업체는 물론이고 구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기업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매우 크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자율주행 시장이 2035년 1조 1204억 달러로 연평균 4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지난해 약 1500억 원 규모에서 2035년 약 26조 원으로 연평균 40%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자율주행의 대장주로 평가되며 기술혁신 강소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화제의 기업이 있다.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 자리를 잡은 ㈜이씨스의 이야기다.

이 회사는 현대, 기아자동차의 전장 부문 2차 협력업체로 무선통신장비 전장 분야의 모듈, 솔루션, 단말기 등을 개발·제조 부문에서 역량을 크게 발휘하고 있다. 2005년 창업 이후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DSRC, LTE 등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제품을 개발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WAVE, C-V2X, 5G, BLE, UWB 등 다양한 통신방식으로 확대해 나가며 C-ITS, DCU, 디지털 키, 모뎀, 캐리어 보드 등으로 다변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꾸준한 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1063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씨스는 지난 10년간 평균 14.5%(CAGR)의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사는 ‘전장 통신 시스템 전문메이커’로서 변화하는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5G 기반 장비(V2X),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 등에 집중적으로 연구 역량을 투입 중이다. 단순 전장부품 업체를 넘어 커넥티드 카 시장의 리더로 자리매김할 준비를 마쳤다.


미래차 시장 선점… ‘친환경 글로벌 중견기업’ 목표


‘이씨스(ESSYS)’라는 회사명은 Environment Smart System의 약자다. ‘기술 중심의 스마트 환경을 지향한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회사의 김용범 회장은 “끊임없는 창조적 기술탐구와 최고의 기술을 지향하는 열정적 생각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장산업의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스는 현재 특허 53건(최근 5년, 출원 32건, 등록 21건)에 이르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할 정도로 기술 명가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V2X 통신 및 ADAS(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5G 환경에서 세계 최초로 V2X 시연에 성공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김 회장은 “자율주행 부문은 우리가 보유한 무선통신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분야로, 국내 C-ITS 사업에 70%를 공급하고 있는 V2X 솔루션을 다양한 통신방식(WAVE, C-V2X 등)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을 완료한 상태”라며 “2024년 양산을 목표로 디지털 콕핏, 스마트 안테나의 개발과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각종 레이더, MDPS, MEB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발표된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더한 모셔널의 로보택시에 현대모비스를 통해 캐리어보드를 공급하는 등 자율주행 부품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씨스는 친환경, 고효율, 브러시리스(BLDC·Brush Less DC) 모터 제어기술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망(C-ITS) 시스템의 공공사업 분야도 진출하며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BLDC 모터 제어 모듈을 기반으로 저전력 DC-DC 컨버터, 이륜 전기차 제어 장치(Vehicle Control Unit) 등 양산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5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추진하는 ‘2021 월드클래스 플러스 후보 기업’에도 선정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매출 1조 원 소·부·장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것”



이씨스는 인천 송도 본사에 이어 올 1월 전북 군산 새만금 제2공장을 신축하고 양산에 들어가면서 BLDC 모터 제품 등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전기차, 자율주행 등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기존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무선통신 기반 전장 솔루션 제품군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자율주행, 전기차 기반의 미래 전장부품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의 빈패스트에 MHU(Multi-media Head Unit)를, Gateway와 타이탄에 모뎀을 양산 공급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공급처 확대 및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영업팀 신설 및 해외 생산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씨스는 자동차의 미래상에 맞추어 ‘친환경, 자율차, 공유차, 무선통신, FOTA(Firmware Over-The-Air)’ 5개 부문에서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나갈 각오다.

김 회장은 “자동차 부품시장은 향후 2∼3년간 솔루션 공급이 선행되는데 현재 2025년까지 수주물량의 증대와 생산량 확대 계획으로 안정적인 매출 신장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새만금 제2공장에 이어 새만금 제3공장도 준비하고 있다. 제3공장은 10월에 착공해 내년 6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3공장도 미래차의 전장 핵심부품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로 구축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매출 1조’ 목표… “속도보단 방향이 중요”
김용범 ㈜이씨스 회장 인터뷰


이씨스는 5년 주기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는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해야 도약도 가능하다는 김용범 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의미 있는 행사다.

그는 “올해 ‘이씨스의 상상이 곧 미래다’라는 비전 아래 2025년 목표를 새롭게 정했다”며 “매출 다변화로 2025년까지 매출 1조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속도보다는 목표를 정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성장하는 기업들은 장기적인 안목과 비전을 가지고 운영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김 회장은 470여 명의 임직원에게도 항상 “속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은 업계를 대표해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김 회장은 “기업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이 늦어지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이 이미 실효성 있는 수출 실적 등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중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도 소신을 밝혔다. 수출과 계약 성사 등이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면,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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