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놓친 신동빈, 한샘 잡았다…40조 인테리어시장 공략

뉴시스

입력 2021-09-10 14:17 수정 2021-09-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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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국내 가구·인테리어업체 1위인 한샘을 품고 41조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이 이번에는 한샘 지분 인수전에서 명예 회복을 하면서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롯데쇼핑은 한샘 지분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지난 9일 이사회를 통해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한 신설 사모투자펀드(PEF)에 2995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하고,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출자 확약서를 제출했다. 이후 이날 오전 IMM PE로부터 참여를 확정 받았다.

IMM PE는 지난 7월 한샘의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30.21%) 및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설립하는 PEF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를 모색해 왔다. 롯데쇼핑은 출자를 통해 단일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

경영은 당분간 IMM PE가 맡고, 롯데쇼핑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한샘 경영권에 대한 우선 매수권을 보장 받은 만큼 향후 IMM PE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한샘을 매물로 내놓은 시점에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롯데가 한샘 인수전에 나선 것은 급성장하고 있는 가구, 인테리어 시장의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대 중반부터 매년 8%씩 성장해 지난해 4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시장 규모는 6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이 2019년 인수한 까사미아와 현대백화점그룹이 2012년 인수한 리바트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지만 롯데는 인테리어 관련 자회사가 없는 실정이다.

한샘은 인테리어 가구, 리모델링 사업 등을 통해 국내 홈 인테리어 업계 독보적 1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3년 간의 실적 부진을 털고 2조원 매출을 달성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올해는 두 자릿수 외형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원스톱 토탈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롯데는 한샘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고, 상품, 컨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향후 한샘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한샘이 스마트홈, 렌탈사업, 중개플랫폼 등 다양한 사업 분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뿐만 아니라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와 시너지도 노릴 수 있다. 예컨대 롯데쇼핑의 리빙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은 리빙 전문몰 특화, 롯데하이마트와 인테리어 서비스 연계에 나설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롯데는 인테리어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망이다.

한샘 인수를 위한 경영 참여를 계기로 신동빈 회장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지도 관전 포인트다. 롯데는 2015년 1조원 규모 KT렌탈(현 롯데탈탈), 3조원 규모 삼성그룹 화학 계열사 인수를 끝으로 대형 M&A 시장에서 힘을 못썼다. 올해 초에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전에 참여했다가 신세계에 밀리면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한샘 지분 인수전에서도 LX하우시스가 3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고 가세하면서 각축전이 벌어졌지만, 롯데는 공격적으로 물밑 작업을 벌이며 강한 인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향후 신 회장이 본격적으로 M&A에 나서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꾸리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사업 분야로 수소와 배터리, 모빌리티 분야를 꼽고 투자도 가속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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