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암초’ 만난 카카오-네이버, 시총 13조 증발
뉴스1
입력 2021-09-08 21:54 수정 2021-09-08 21:54
© News1 DB
금융플랫폼 분야로 거침없는 영역확장을 이어가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당국의 ‘규제 쇼크’에 8일 주식시장에서 급락했다. 단 하루만에 카카오 시가총액 6조8930억원, 네이버 시가총액은 5조7492억원 증발했다.
그간 두 회사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적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이 규제를 ‘가시화’ 했다는 점이 시장에 충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일대비 3만5000원(-7.87%) 급락한 4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네이버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1만5500원(-10.06%) 떨어진 13만8500원이 카카오의 종가다.
두 회사 모두 외국인의 이탈이 컸다. 외국인은 카카오를 305만주, 4323억원을 패대기쳤다. 네이버에 대해선 54만9000주, 228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순매도도 적지 않았다. 기관은 카카오를 1945억원, 네이버를 1204억원 어치 팔았다.
이같은 주가 급락은 전날 금융당국이 ‘금융플랫폼 업체의 금융소비자법(금소법) 위반’에 대한 해석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핀테크 업체가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영업 행위의 대부분을 ‘광고’가 아니라 ‘중개’로 해석했으며 이로 인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결제서비스 핀테크 기업들은 오는 24일까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서비스를 대폭 수정하거나 일시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기업 규제 이슈가 불거진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이날 외국인과 기관 모두 인터넷 기업을 대량 매도한 것은 이번 금융당국의 규제 방침이 그간 말로만 이어졌던 제재의 ‘가시화’로 나타났다는 점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이번 규제를 시작으로 정치권발(發) 규제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출회가 컸다는 것이 이경민 연구원의 시각이다.
특히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경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사업모델이 중단될 상황에 처해 악재를 만났다.
업계 관계자는 “희망공모가 범위는 산정했지만 기관 수요예측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본격 평가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당국이 카카오페이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사실상 중단시키는 결론을 내린만큼 기관이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 판단에 보수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한 핀테크 업체들은 각기 “이미 해당 라이선스를 취득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금소법에 저촉되는 서비스가 아예 없기 때문에 해당사항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적극 대응에 나설 것임을 알렸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라이선스가 있다면, 해당 라이선스를 가진 회사(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데 플랫폼에 모두 올려놓고 있었기 때문에 중개사업이라고 볼 수 밖에 없으며 이 부분이 바로 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는 것”이라면서 “주요 핀테크업체들의 서비스는 (그들의 주장과 상관없이) 법에 따라 24일까지 전면 시정하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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