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패키징 등 ‘반도체 후공정’ 기업 뜬다
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입력 2021-09-07 03:00 수정 2021-09-07 04:37
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올해 초부터 TSMC, 인텔,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반도체 시장 전반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 관련 업체들 역시 이 여파로 실적 증가, 주가 상승 등이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투자로 전공정 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후공정 기업들이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 반도체 후공정이라는 용어 자체가 낯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후공정 작업은 전공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기능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과거 후공정은 완성된 반도체를 보호하거나 각 부품을 연결해주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반도체를 만들고 제품 성능 개선을 담당했던 전공정 작업이 반도체 핵심 사업으로 여겨진 것과 달리 후공정은 보조 작업으로 인식됐던 것이다. 후공정은 시장 규모 자체가 작고 부품 가격의 변동성이 커 장기적으로 성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그러나 반도체 후공정 작업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후공정이 단순히 부품을 연결하고 제품을 보호하는 정도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반도체 성능 개선을 이끄는 핵심 작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공정을 통한 반도체 성능 개선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면서 관련 기업들은 반도체를 포장하는 후공정 마지막 단계인 ‘패키징’의 고도화를 통해 성능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공정에서 후공정 작업으로 관심이 옮겨 가는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향후 패키징은 반도체 성능 개선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후공정 기업으로는 이오테크닉스, 한미반도체 등이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반도체 핵심 재료인 웨이퍼를 다루는 후공정 작업에서 기존 블레이드 방식이 아닌 레이저를 활용한 방식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각 재료를 연결하는 본딩 작업에서 장비 혁신 등을 통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전공정보다 후공정이 관심을 받는 세대교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내년에 본격적인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후공정 메모리 핵심 사업인 ‘번인 테스트’와 ‘파이널 테스트’ 등의 장비와 부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2분기나 3분기까지는 해당 사업들의 실적 및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를 잘 살펴보고 뛰어난 성과를 낼 옥석을 가려낸다면 좋은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배현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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