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발달하는 男 여유증 진료 63.1% ↑…20대 가장 많아
이지운기자
입력 2021-09-02 13:44 수정 2021-09-02 14:01
최근 4년 사이 여유증(여성형 유방) 진료를 받은 사람이 6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증이란 조직 증식이 일어나 남성의 유방이 여성처럼 발달하는 상태를 뜻한다. 전 연령 중 20대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2020년 2만5423명의 환자가 여유증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2016년 1만5591명에서 4년 만에 63.1% 늘어난 것이다. 입원 환자 증가폭은 더 컸다. 지난해 8622명이 여유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 5년 전(1903명)에 비해 3.5배 급증했다.
지난해 여유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3명 중 1명은 20대였다. 입원 환자의 경우 59.9%가 20대였다. 전여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20대의 경우 신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시기로, 사춘기에 증상이 나타난 뒤 호전되지 않은 경우 치료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20대에서 여유증 진단률이 높은 건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근력 보충제 사용이 이 연령대에서 많기 때문이라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여유증은 생리적 여성형 유방과 병적 여성형 유방으로 나뉜다. 생리적 여성형 유방은 여성 호르몬과 남성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다. 주로 신생아와 사춘기 남성, 50세 이후 고령층에서 나타나는데, 보통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반면 병적 여성형 유방의 경우 약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탈모약이나 정신과 약물, 전립선약, 성장 호르몬 주사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호르몬제의 사용이 주요 원인이다. 혈압약이나 항생제, 위궤양 치료제 복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비만이나 유전자 이상, 뇌하수체 갑상선, 간, 신장, 생식선 등의 질환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유방이 발달하거나 유두 주변으로 멍울이 만져진다면 여유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가슴을 만지거나 스칠 때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 여유증 환자의 75%는 양쪽 가슴에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한 쪽에만 생기는 경우도 있다.
여유증은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이라면 여성 호르몬을 감소시키거나 남성 호르몬을 보충하는 요법을 사용한다. 지방 조직뿐만 아니라 유선 조직까지 발달한 경우(진성 여성형 유방)라면 유륜 둘레 절개를 통한 유선 조직 절제술이 필요하다. 청소년기에 발생한 환자의 75~90%는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되는데, 6개월 이상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 수술이 권장된다. 유선 조직의 증식은 없이 지방만 발달한 경우라면 체중 감량을 통해 호전되기도 한다.
건보공단은 “여유증은 비만이나 환경호르몬 노출이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근력 보충제 같은 건강보조식품을 이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운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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