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올해는 파업없다”…현대차 등 4개사 무분규 타결

뉴시스

입력 2021-08-29 07:39 수정 2021-08-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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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뉴시스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쌍용차가 파업없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마무리 했다. 자동차업계에서 매년 관행처럼 이어졌던 파업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27일 10년만에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한 기아 노사는 오는 30일 오후 2시 광명 오토랜드에서 조인식을 갖는다.

기아 노조(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는 이날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 투표 인원 2만6945명 중 1만8381명(68.2%·총원대비 64.3%)의 찬성으로 안건을 가결시켰다. 반대는 8495명(31.5%· 총원대비 29.7%)이었다.

기아 노사는 지난 24일 13차 본교섭에서 2021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휴가 이후 매주 2~3회 이상의 강도 높은 교섭을 진행하며 상호 입장차를 조율하고, 예년보다 교섭기간을 크게 단축해 지난 6월17일 상견례 이후 2개월여만에 합의점을 찾았다. 올해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손실도 발생하지 않았다.

기아의 임금협상 합의안은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00%+350만원, 품질브랜드 향상 특별 격려금 23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10만원, 여가선용을 위한 특별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무분규 합의를 이끈 노사 공동 노력에 대한 무상주 13주 지급도 포함했다.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등 노조 요구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복지환경 개선에도 합의했다. 기아는 첫차 구매 시 직원용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 일반직과 연구직의 평일 연장근로 기준 시간 변경 등과 함께 재산 증식과 애사심 고취의 의미를 담은 우리사주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서 노사는 ‘미래 산업 변화 대응을 위한 노사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4차 산업 재편에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고객 종업원의 고용안정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종업원의 고용안정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5년까지 29조를 투자, 국내 오토랜드(광명·화성·광주) 친환경차 전용공장 전환, 다품종 생산설비 투자 등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미래 변화 적응을 위한 직무교육을 지원하고, 자동차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협력사 동반성장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합의에 포함됐다.

기아에 앞서 현대차와 쌍용, 한국지엠도 파업없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쌍용차는 12년 연속, 현대차는 3년 연속 무파업이다. 특히 한국지엠의 경우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파업없이 교섭을 이어가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 임단협 타결을 이끌었다.

완성차업계가 올해 이례적으로 파업없이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것은 코로나19 감염증 4차 대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위기상황 속에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미래차 대전환 시기에 맞춰 노사가 공동 노력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반도체 부품 품귀로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은 올 상반기 부평 1, 2공장의 생산축소와 중단을 반복하며 상반기에만 8만대에 육박하는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제품 가격을 최대 20%까지 올리며 자동차업계의 고통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업계의 눈은 5개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에 쏠리고 있다.

르노삼성은 25일 2020년 임단협에 대한 13차 본협상을 진행했다.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800만원 일시금 지급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월 7만1687원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간극이 크다.

노조는 2년 동안 기본급이 동결된 만큼 기본급 인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회사 측은 상반기 내수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7.8%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하고 있어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올해가 자동차업계의 대립적 노사관계를 상생의 협력적 관계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그동안 협상에 들어갔던 왕성한 에너지와 열정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에 투입됨으로써 이것이 다시 고용안정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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