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GC녹십자, 얀센 백신 위탁생산 협의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8-27 18:20 수정 2021-08-27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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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GC녹십자가 미국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을 논의 중이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아스트라제네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에 이어 대형 CMO 계약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녹십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얀센’의 위탁생산을 협의 중이다. 이르면 내주 얀센 관계자들이 입국해 녹십자의 오창 공장 등을 실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실사를 오는 것은 어느 정도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백신 생산의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얀센은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방식의 백신이다. 인체에 무해한 바이러스에 코로나19 유전 정보를 넣어 체내에 주입하면 항체가 생성된다. 냉장온도에서 보관과 유통이 가능한 점과 1회 접종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얀센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올해 4월 품목 허가했다. 당시 존슨앤존슨이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얀센의 예방 효과는 66.9% 수준이다. 얀센은 최근 연구에서 부스터샷(추가접종)을 맞으면 항체 수준이 기존보다 9배 높아진다는 초기 임상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사 이후 녹십자가 얀센 백신의 위탁 생산을 따내면 국내 수급이 원활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내에서 생산이 진행되고, 논의가 잘 진전되면 국내에서 생산된 물량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확보한 얀센 물량은 801만 회분이다. 직접 계약한 700만 회분과 올해 5월 한미정상회담 당시 미국으로부터 받기로 한 물량 101만 2800회 분이 있다. 이중 151만4000회 분이 현재 국내에 도입된 상태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 물량을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국이 글로벌 백신 생산 거점으로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원액 생산(DS) 및 완제공정(DP·충진 포장 등을 담당)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의 DP 계약을 따낸 상태다. 모더나의 기술 이전(DS) 가능성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외에 스푸트니크v, 코비박 등 러시아 백신의 국내 생산도 진행되고 있다. 녹십자가 추가되면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 생산 거점이 또 하나 생기는 셈이다.

녹십자는 백신 분야에서 아시아 최초이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독감백신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2014년부터 범미보건기구 독감백신 입찰에서 굴지의 다국적제약사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녹십자는 2017년 충북 오창에 총 2000억 원을 투자해 백신 완제공정 공장을 짓기도 했다.

지난해 초 완공된 이 공장은 최대 연 20억 도즈 생산이 가능하다. 공장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녹십자는 지난해 10월 국제 민간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와 5억 도즈 분량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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