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가 끝나도 여운은 오래오래
파주=김태언 기자
입력 2021-08-25 03:00 수정 2021-08-25 03:10
최근 막 내린 작가 2인의 회화 전시, 화려한 카펫과 배치해 강렬함 선사
작품 배경으로 EDM 공연영상 촬영
10월 온라인 축제서 선보일 예정
“전시공간 재활용해 예술성 확장”
기한을 놓쳐 전시를 관람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었다면 작품을 구경할 기회를 날렸을 것이고, 작품 사진을 구했다 해도 갤러리 공간과 어우러진 작품의 분위기만큼은 느끼지 못했을 테다. 전시 공간이 다른 문화 공간으로 기록돼 사용된다면 어떨까. 전시는 끝났지만 그 공간이 재활용되면서 작품이 재조명될 수 있을 것이다.
23일 경기 파주시 갤러리박영에서는 약 한 달간 이어진 특별전 ‘ON SUBLIME’이 마무리됐다. 김동현 정재철 작가 2인전으로 이란의 핸드메이드 페르시안 카펫과 두 작가의 회화 작품을 마주 놓아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전시장에서 작품은 철거됐지만 10월 9일 다른 공간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온라인 EDM 페스티벌 ‘STAYHERE’다.
최 DJ 뒤로 놓인 김 작가의 작품 ‘Fake identity’(2020년)는 디지털 세계를 떠올리듯 푸르른 색감이 눈에 띈다. 실제 김 작가는 작업할 때 일렉트로닉 음악을 주로 듣는다고 한다. 김 작가는 “일렉트로닉 문화계에서 선호하는 화려한 색채들이 작품에 많이 반영됐다. 또 전자악기로만 구성된 일렉트로닉 음악에는 다양한 음이 겹쳐져 있는데, 실제 내 작품도 하나의 선, 면이 아닌 겹겹이 쌓인 층이 캔버스 안에서 하나의 형상을 이룬다”고 했다.
영상 속에서 부활한 작품들을 보면 공간 재활용으로 인해 작품 전시 기간은 늘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페스티벌이나 축제 등을 앞세우지 않은 일반 갤러리가 떠들썩한 공간으로 변주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안수연 갤러리박영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예술인의 힘든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예술의 경계를 지우고 복합예술의 의의를 되새겨보고 싶어 촬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파주=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작품 배경으로 EDM 공연영상 촬영
10월 온라인 축제서 선보일 예정
“전시공간 재활용해 예술성 확장”
기한을 놓쳐 전시를 관람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었다면 작품을 구경할 기회를 날렸을 것이고, 작품 사진을 구했다 해도 갤러리 공간과 어우러진 작품의 분위기만큼은 느끼지 못했을 테다. 전시 공간이 다른 문화 공간으로 기록돼 사용된다면 어떨까. 전시는 끝났지만 그 공간이 재활용되면서 작품이 재조명될 수 있을 것이다.
23일 경기 파주시 갤러리박영에서는 약 한 달간 이어진 특별전 ‘ON SUBLIME’이 마무리됐다. 김동현 정재철 작가 2인전으로 이란의 핸드메이드 페르시안 카펫과 두 작가의 회화 작품을 마주 놓아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전시장에서 작품은 철거됐지만 10월 9일 다른 공간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바로 온라인 EDM 페스티벌 ‘STAYHERE’다.
지난달 22일 경기 파주시 갤러리박영에서 최우리 DJ가 디제잉을 하고 있다(위 사진). 그의 뒤로 ‘Traces of Digital Memories’(2020년·왼쪽) 등 김동현의 작품들이 보인다. 갤러리박영 제공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999 프로젝트팀의 최우리 DJ(34)는 지난달 22일 갤러리박영에서 3시간가량 디제잉을 했다. 촬영본을 녹화해 페스티벌에 송출하기 위해서였다. 최 DJ는 촬영장 선정 이유로 작품 분위기를 꼽았다. 그는 “김동현 작가 작품이 굉장히 몽환적이고 반추상적인데 제가 하는 음악인 ‘사이키델릭 트랜스’와 느낌이 비슷하다. 다른 분야의 예술이지만 닮았기에 함께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이키델릭 트랜스는 테크노 음악보다 빠른 템포와 켜켜이 쌓인 멜로디가 특징이며 그 분위기가 어둡고 자극적이다.최 DJ 뒤로 놓인 김 작가의 작품 ‘Fake identity’(2020년)는 디지털 세계를 떠올리듯 푸르른 색감이 눈에 띈다. 실제 김 작가는 작업할 때 일렉트로닉 음악을 주로 듣는다고 한다. 김 작가는 “일렉트로닉 문화계에서 선호하는 화려한 색채들이 작품에 많이 반영됐다. 또 전자악기로만 구성된 일렉트로닉 음악에는 다양한 음이 겹쳐져 있는데, 실제 내 작품도 하나의 선, 면이 아닌 겹겹이 쌓인 층이 캔버스 안에서 하나의 형상을 이룬다”고 했다.
이달 23일까지 진행된 전시에서는 김동현뿐 아니라 정재철의 추상화와 이란 카펫들이 함께 선보였다. 갤러리박영 제공
작품과 함께 놓여있는 카펫도 인상적이다. 카펫은 두 작가의 작업 방식에 따라 다른 종류가 배치됐다. 정교한 장인의 카펫은 구상회화에 가까운 김 작가의 작품과, 도면 없이 상상력으로 만들어내는 유목민의 카펫은 추상회화에 가까운 정 작가의 작품과 나란히 걸렸다. 정 작가의 작품 ‘Contradictory boundary’(2019년)는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듯 힘차게 그어놓은 굵고 뭉툭한 선의 생명력이 잘 느껴진다.영상 속에서 부활한 작품들을 보면 공간 재활용으로 인해 작품 전시 기간은 늘어난 듯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페스티벌이나 축제 등을 앞세우지 않은 일반 갤러리가 떠들썩한 공간으로 변주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다. 안수연 갤러리박영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예술인의 힘든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예술의 경계를 지우고 복합예술의 의의를 되새겨보고 싶어 촬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파주=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비즈N 탑기사
- ‘투머치 토커’의 모자…민희진 폭주에 박찬호 소환 왜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선물하기 좋은 맥주'로 이름 날려 매출 182% 증가한 브랜드[브랜더쿠]
- 분당 9800채-일산 6900채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
- 한국에 8800억 투자 獨머크 “시장 주도 기업들 많아 매력적”
- 은행연체율 4년9개월만에 최고… 새마을금고 ‘비상등’
- 슈퍼리치들 30분 덜 자고 책 2배 많이 읽었다
- 재즈 연주회부터 강연까지… 문화로 물드는 서울의 ‘봄밤’
- 맥도날드, 반년 만에 또 올린다… 치킨‧피자까지 전방위적 가격 인상
- 하이닉스, AI붐 타고 깜짝흑자… “美경기 살아야 슈퍼사이클 진입”
- 카드사 고위험업무 5년 초과 근무 못한다…여전업권 ‘내부통제 모범규준’ 시행
- 美-중동 석유공룡도 뛰어든 플라스틱… 역대급 공급과잉 우려[딥다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