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날벼락 맞은 개미…일평균 반대매매 211억 역대 최대

뉴스1

입력 2021-08-24 08:11 수정 2021-08-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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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인투자자의 하루 평균 반대매매가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자금이 사상 최대로 늘어난 가운데 주식 가격 하락으로 강제청산되는 반매매매가 빈번하게 일어났다는 의미다. 과열된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매매는 미수거래와 신용융자거래에서 문제가 생기면 발생한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린다는 점에서 신용융자와 비슷하지만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단기 융자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이 하락하면서 담보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금투협이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8월 19일 반대매매 금액은 421억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0월 27일(429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결제 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해 주식이 대거 강제 청산당했다는 의미다.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은 반대매매의 잠재 물량으로 볼 수 있다. 증시가 호황일 때 미수금이 늘어나는 것은 레버리지 투자의 한 재료가 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질 때는 반대매매 리스크가 더 크다. 실제로 올해 미수금에서 반대매매가 일어난 비중은 일평균 6.5%로 2008년 8.2%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수거래 투자는 계약을 체결하고 미수금을 채워넣기 전인 3거래일 안에 포지션을 청산(초단타매매)하는 방식으로 레버리지 투자방법 중 하나”라면서 “다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쌓여 있는 미수금이 반대매매 물량으로 나올 수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주식을 외상으로 빌려주는 대신 일정한 담보비율을 유지할 것을 요구한다. 통상 주식 평가액이 증거금의 140%를 유지해야 한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투자자는 주식을 팔거나 돈을 넣는 방식으로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3거래일 내 이를 지키지 못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 수량과 매도가를 정해 주식을 강제청산한다. 당일 하한가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빚을 낸 투자자의 손실은 물론 해당 주식의 가격도 더 큰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사상 최대로 늘어난 신용융자잔고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용융자잔고는 미수거래와 달리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30~150일)에 정해진 이자를 물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행위지만 이 역시 주가 하락으로 담보 주식의 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줄어들면 반대매매를 당할 확률이 높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총 대비 신용융자잔고는 각각 0.99, 2.79배 수준으로 역사적 고점에 도달했다”면서 “개인들의 영향력이 높은 코스닥 내 신용융자잔고 리스크가 높은 업종과 기업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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