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숨던 ‘그 테이블’ 앞에서… 자연-사물과 어깨동무하다

손효림 기자

입력 2021-08-17 03:00 수정 2021-08-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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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디자인위크 한국공예전
내달 5∼10일“21명 126점 전시… ‘대지의 사물들’ 등 3개 공간 구성
“수많은 요소와 수평적 관계 추구”


맹욱재 작가의 ‘White Forest’.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세계 최대 규모의 디자인 전시 행사인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 한국 공예를 선보인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 밀라노 한국공예전: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다음 달 5∼10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팔라초 리타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속, 도자, 섬유, 유리, 목, 옻칠 등 작가 21명의 작품 126점을 선보인다. 지요한 이상협 김준용 강미나 신예선 오세린 작가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영화 ‘기생충’에서 기택(송강호) 가족이 박종선 작가의 테이블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 CJ ENM 제공
눈에 띄는 작품은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이선균)의 집 거실에 놓여 있던 커다란 테이블. 바로 가구 디자이너 박종선의 작품 ‘Trans 201808 Low Table’이다. 기택(송강호)의 가족은 박 사장네 거실에서 마음껏 놀다 급작스레 박 사장 식구가 집으로 돌아오자 테이블 아래로 감쪽같이 숨는다. 강재영 예술감독(맹그로브아트웍스 대표)은 “박종선 작가의 테이블은 사방의 단 높이가 각각 달라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맞춰 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입체 공예작품을 배치한 ‘대지의 사물들’, 장신구를 소개한 ‘반려 기물들’, 한국 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생활의 자세들’까지 모두 세 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강 감독은 “코로나19 시대에 인간 중심의 공예에서 벗어나, 공예와 연관된 수많은 기계 사물 재료 환경 사이의 수평적이고 평등한 관계를 추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사물을 대하는 태도’는 인간 중심주의적 사고를 내려놓고 자연과 재료, 사물과 도구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자고 제안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한국 공예는 이런 메시지를 담은 실증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4일 밀라노디자인위크 행사 주최 측인 모스카파트너스 누리집에서 가상 전시공간을 즐길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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