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만에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어깨에 짊어진 ‘국익’

뉴스1

입력 2021-08-15 07:13 수정 2021-08-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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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이동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2021.8.13/뉴스1 © News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개월여간의 구속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가운데, 구치소 담장을 넘어서자마자 ‘국익’이란 막중한 책임감을 떠안게 됐다.

가석방을 둘러싸고 여러 말들이 오가는 와중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도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방점을 찍으면서 이 부회장에게 주어진 역할이 경제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선명해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을 맡은 코로나19 백신 등이 현재 대한민국 경제 회복의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청와대가 다시 한번 확인하며 이 부회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로 수감 207일만인 지난 13일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하자마자 서울 서초사옥을 들러 주요 경영진과 회의를 가졌다.

오전 11시쯤부터 시작된 회의는 저녁시간이 넘겨서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나 사장급 최고경영진으로 전해진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 3~4명 단위의 소규모 미팅이 번갈아가며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한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재수감된지 207일 만에 사실상 경영복귀한 이 부회장은 이날 출소 직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했다. 2021.8.13/뉴스1 © News1

당초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출소하자마자 자택을 찾아 휴식을 취하며 수감생활로 지친 심신을 달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날 이 부회장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곧장 서울 서초동의 서초사옥에서 주요 부문 경영진과 만났다.

이 부회장 본인도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도 잘 듣고 있다”고 말했듯 자신의 가석방을 둘러싼 여러 목소리가 얽히고설킨 가운데, 결국엔 재계 1위 삼성 총수답게 경제활성화를 통해 국민들의 ‘기대’에 조속히 보답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그동안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아무런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던 청와대가 지난 13일 오후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여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세지를 전달한 것도 새삼 주목할 만하다.

청와대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들도 많다”면서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문 대통령의 입장과 같다고 덧붙였다.

재계에선 청와대의 이같은 메시지가 가석방을 결정한 법무부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이 부회장의 앞으로 행보에 힘을 더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2021.8.13/뉴스1 © News1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에서 이 부회장을 가석방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에 상당한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청와대가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이 부회장의 출소에 따른 긍정적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다.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곧장 서초사옥을 들른 것도 문 대통령의 표현대로 ‘국익’을 개선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모든 가용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우선 집중해야 될 분야의 선택지도 반도체와 코로나19 백신으로 좁혀지는 모양새다. 이는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핵심 먹거리이면서 동시에 한국 수출의 20%를 책임지는 최대 산업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선 현재 국내에 공급차질 사태가 벌어지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모더나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계 한 관계자는 “청와대의 발표를 들으면서 이 부회장 스스로도 상당한 부담과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내놓기 위한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도 점차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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