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캠프·靑출신’ 천경득, 금융결제원 감사 이례적 발탁

뉴시스

입력 2021-08-13 14:22 수정 2021-08-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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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득, 법무법인 퇴사…내일부터 임기 3년
非공공기관 연봉 ‘깜깜이’…고문이 1억 이상
기존에는 경제관료…천경득에 ‘이례적’ 평가
유재수 사건 감찰무마 관여 의혹 나오기도



천경득(48)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금융결제원 상임감사로 발탁됐다.

통상 경제 관료들이 기용되던 자리에 청와대 출신 법조인이 임명된 것으로, 천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3년 가까이 청와대 총무인사를 도맡았던 인물이다.

13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지난 6일 사원총회를 열고 신임 감사로 천 전 행정관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천 전 행정관의 임명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천 전 행정관은 오는 14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한다.

천 전 행정관은 이미 지난달 몸담고 있던 법무법인 화우에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결제원은 은행간 금융공동망을 운영하고, 공인인증서 발급 및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이다. 금융공기관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금융위 검사와 감독을 받는다.

하지만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지는 않다. 임원 연봉도 공개되지 않는다. 감사를 포함한 임원들은 기본급에 더해 성과급을 지급받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월 평균 1~3회 자문하는 상임고문들의 연봉이 차량 지원 등을 포함해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기존에는 고위 경제 관료들이 감사로 발탁됐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천 전 행정관 임명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임자인 최원목(61) 전 감사는 1급 공무원인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 상임이사까지 지냈던 인물이다. 그에 앞서서는 기재부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 전략기획단장을 지냈던 황문연(62) 전 미래기획위원회 단장, 원중희 전 금융위 규제개혁법무담당관 등이 감사직을 수행했다.

반면 천 전 행정관은 사법연수원 33회 출신 변호사로, 경제 관련 공직을 수행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두 차례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문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해 5월까지 청와대에서 총무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천 전 행정관이 금융위 감독을 받는 금융결제원에 자리를 잡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천 전 행정관은 금융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수천만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에서 이름이 언급된 적 있다. 실제 관련 재판에서는 천 전 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에 관여했다거나, 금융위 인사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은 지난해 5월 조 전 장관 등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천 전 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이모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천 전 행정관이 아는 변호사를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했고 실제 성사가 됐다’, ‘검찰 조사 초기에 사실대로 진술을 안 한 것은 유 전 부시장보다 천 전 행정관이 더 두렵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는 사실이 법정에서 전해졌다.

실제 천 전 행정관이 청와대를 나왔을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감찰무마 혐의로 기소돼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해석이 높았다.

다만 조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 혐의 사건은 아직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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