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의료-국방-교통 등 메타버스 시대 선도할 것”

김광현 기자

입력 2021-08-09 11:39 수정 2021-08-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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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8〉라온피플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는 한 밤중 건널목. 신호등만 혼자 빨간불 파란불을 반복한다. 지나가는 차량은 그냥갈까, 멈춰 설까 고민한다. 왜 그럴까? 세상은 인공지능(AI)시대로 변해 가고 있는데 신호등은 아직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해답은 간단하다. 인적이 없으면 차량쪽 파란불이 계속 켜져 있다가 사람이 감지되면 빨간불이 켜지게 하면 된다. 밤 뿐만 아니다. 낮 도심의 교통문제도 AI기술을 통해 차량과 사람의 흐름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시대다.

잊을 만 하면 철책 넘어 북한군이 내려온다. 경계 소홀로 해당지역 장교와 병사들이 징계를 받는다. 사실 아무리 철통 경계를 해도 넓은 지역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감지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또 수풀 속 움직이는 물체가 사람인지 짐승인지 사람의 눈으로 즉시 분간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때 전 지역을 커버하는 감지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있고, 즉시 판단 후 경보를 울려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철책 안보는 더욱 더 튼튼하게 지켜질 수 있을 것이다.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 성남=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이처럼 멀게 느껴지던 AI가 우리의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를 선두에서 이끄는 기업 중 하나가 라온피플이다. 라온피플은 머신비전이란 기술로 출발해 코스닥에 등록된 벤처기업이다.

AI 머신비전이란 사람 눈으로 보고 판단할 것을 카메라로 감지하고 인공지능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신차 출고과정에서 외부 흠집이 있는 지 직원 4명이 앞 뒤 양 옆에서 눈을 부릅뜨고 관찰한다. 이것을 카메라 수 십대가 감지하고 촬영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석중 라온피플 대표는 “눈으로 보고 머리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사람 활동의 대부분인데 이것을 기계와 알고리즘이 대신하는 것이 머신 비전 기술”이라며 “현재 반도체 PCB를 검사하는 사업, 자동차 외관검사, 차선이탈, 운전자 졸음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사업영역은 상상력의범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XX테크 OO전자 같은 이름을 기술회사 같은 이름을 짓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즐거운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라는 뜻으로 창업자들의 전원일치 동의로 지었다고 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는데 전공과 관련이 있나?

“졸업 후 지금은 SK하이닉스가 된 현대전자에서 CMOS라는 이미지 센서를 만들었다. 이미지 센서는 물체가 반사하는 빛을 전기적 신호로 바꿔 영상 형태로 표현하는 것으로 디지털 카메라에는 모두 있다. 현대전자가 해체되면서 코아로직 연구개발총괄로 옮겼다. 국내 최초로 휴대폰 카메라에 탑재되는 칩을 개발해서 공급했다. CMOS 기술로 기존 제품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코아로직이 매출 2000억원에 영업이익 400억원씩 내면서 한때 시가총액 5000억원까지 올랐다. 이후 그 회사가 다른 곳에 M&A되면서 관련 사업의 중요도가 떨어졌다. 코아로직에 같이 일했던 엔지니어들 몇 명과 함께 이곳 분당테크노파크에서 사무실 한 칸 빌려 2010년 창업한 것이 라온피플이다”


-외국 선진국의 머신비전 분야 산업은 어느 정도 인가?

“산업용 머신 비전 하는 대표적 기업들은 미국의 코그넥스(시총 18조원)와 일본의 키엔스(시총 158조원)가 있고 독일 기업들이 있다. 지금도 무시못할 매출을 올리지만 발전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기업들의 기술을 가져다 쓰는 정도였는데 2000년대 중반부터 머신비전 기술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우리 회사가 최초라고 생각한다”


-지금 라온피플이 개발 납품하는 기술은 어떤 것이고 어느 정도 규모인가?

“2019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20년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2021년 세계가 주목하는 국내AI기업 1위, 2021년 코스닥 라이징 스타 기업에 선정됐다. 최근에는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및 과기정통부 ‘우수 기업연구소’에 선정되는 등 수준 높은 기술과 제품으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외 100여건의 특허(출원 및 등록 포함)와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AI와 비전, 의료, 교통, 자율주행, 메타버스 관련 특허가 대다수로 정부 디지털 뉴딜 사업과 연계돼 있다”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 성남=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최근 주력하고 있는 새로운 분야는?

“새로운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지 모르겠으나 요즘은 교통과 의료 분야에서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교통은 신호개선 및 보행자 보호 AI 솔루션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AI를 통해 신호등에 사람이 있으면 보행신호, 사람이 없으면 주행신호를 줌으로써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솔루션이다. 경기도 안양인덕원 사거리에 2019년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사거리 혼잡도 뿐만 아니라 교통 체계와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자동차 사고, 고장, 낙석 등 돌발상황 방지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장차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려면 반드시 있어야하는 교통 솔루션이다. 전남 광주, 세종시, 안양시 일부 등에도 적용하고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입 의지만 있으면 국내외 어느 도시든 모두 가능하다.

교통 분야에도 메타버스를 적용할 있다. 실제 모니터링 한 실제 교통정보를 가상세계에 접목시킴으로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도시 전체의 교통 흐름을 파악하고 신호체계를 연구해 접목함으로써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국내 도시들을 스마트 시티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

안양시와 화성시 등에서 스마트 교차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부천시 4X4, 16개 교차로에서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취득, 디지털 트윈에 접목해 가장 좋은 신호체계를 구축했다. 돌발상황이나 사고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메타버스 기술을 연구개발이다”


-의료 분야에는 AI 머신비전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나?

“의사 업무 중에 X-레이를 보고 판독하는 단순 반복 작업의 의외로 많다. 이것을 AI 머신비전이 대신해주는 것이다. 치과 분야에도 많이 적용된다. 구강 내 치아의 54개의 주요 포인트를 1초만에 자동으로 측정한다. 그리고 1분 내에 분석과 진단이 가능한 AI덴탈 솔루션 ‘라온셉’을 개발해 식약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 상품화가 완료됐고 미국 등 해외진출을 노리고 있다.

‘라온슬립(Laon Sleep)’은 AI수면 무호흡증 진단 소프트웨어다. 연세대학교 공과대, 의대 및 치대 교수진으로 구성된 융복합 연구단이 국내와 미국에 출원한 ‘기계학습을 이용한 수면무호흡증 진단방법’ 등 2건의 특허에 대해 전용실시권을 허여 받아 개발했다. 최종 식약처의 승인을 받으면 상용화 될 예정이다.

메타버스 개념을 적용할 수도 있다. 실제 수술한 장면을 다수의 카메라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에 올려주면 수련의들이 가상의 수술 도구로 실제와 같은수술을 체험해 볼 수 있다”


-AI 머신비전이 자동차 외관검사에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나?

“AI 외관검사는 혁신적이다. 설치작업이 마무리되고 시험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는 80~90초 사이에 컨베이어를 지나가는 자동차를 기술자들이 4명 정도가 육안으로 외관검사를 하고 있다. 개인별로편차가 심하고, 컨디션에 따라 검사율의 등락이 심하다. 특히 스크래치가 출고과정에서의 문제인지 탁송에서의 문제인지 여부도 쟁점인데 이런 부분에서도 AI 외관검사 촬영이 증빙이 될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더욱 기대가 되는 기술이다. 렌터카 시장에서도 차에 대한 스크래치 등 고객과의 여러 분쟁의 소지가 있는데 AI머신비전을 통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라온피플 이석중 대표. 성남=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최근에 군사 분야에 메타버스 사업을 하던데 어떻게 가능한가?

“군 작전 지휘 차량 이나 헬기의 경우 시야 확보가 전방위주다. AI 글래스를 통하면 360도를 모두 볼 수 있다. 산업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의 과제를 수주해 개발하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AI글래스는 수입이지만 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목적이 있다”


-실제 돈을 벌어다 주는 분야는 어디인가? 해외 고객은 없는가?

“알려진 주요 고객사로는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외관검사를 비롯해 대덕전자 PCB검사사업, 카카오VX 골프센서 등이다. 당사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으나 고객사의 요청으로 일일이 공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 비전검사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공정에서의 스크래치를 비롯한 불량, 이물 등의 검사를 보다효율적으로 진행하면서 디스플레이, 반도체, 2차전지, 카메라, 자동차, 의류, F&B 등 다양한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들 상당수가 AI 검사 솔루션 도입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 고객들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었으나 현재는 코로나19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매출이 다소 감소한 상황이다. 해외 주요 기업들과도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을 기록했는데 회사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 목표와 올해 사업 전망은?

“올해 서프라이즈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업이 다시 안정권에 접어드는 시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정부 디지털 뉴딜정책의 핵심이 AI 산업이고, AI는 제조공정의 혁신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A I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의 성과와 AI 교통분야의 기술 개발 및 솔루션 도입으로 손익분기점은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타버스, 골프 센서 및 다양한 사업에서의 성과가 실적으로 연결될 것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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