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슈&뷰]데이터홈쇼핑 라이브커머스 허용 신중해야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입력 2021-07-27 03:00:00 수정 2021-07-27 06:3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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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홈쇼핑 산업이 활성화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1995년 39쇼핑, 한국홈쇼핑을 시작으로 현재 TV홈쇼핑사 7개, 데이터홈쇼핑사 5개로 증가했고, 취급액 역시 2019년 TV홈쇼핑 20조5000억 원, 데이터홈쇼핑 4조20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디어 환경 변화가 홈쇼핑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모바일 미디어 이용행태가 보편화되면서 라이브커머스 같은 새로운 형식의 커머스가 MZ세대를 중심으로 각광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라이브커머스가 점차 홈쇼핑 시장을 잠식하며 결국 기존의 홈쇼핑 산업을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국내 방송미디어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등장으로 전통적 방송의 이용과 재원이 대체돼 가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공공성과 공적 책임을 보호하기 위해 고강도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 전통적 방송과 달리 OTT는 규제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아 사회적, 산업적 역할이나 기능이 부여되지 않는다. 이 문장에서 전통적 방송을 TV홈쇼핑으로, 공공성과 공적 책임을 시청자 및 소비자 권익 보호와 중소기업 활성화로 치환하고, OTT를 라이브커머스로 바꾸면, 현재의 TV 기반 커머스 시장 상황이 그대로 설명된다.

기본적으로 TV홈쇼핑 사업자는 TV 기반의 실시간 방송을 중심으로 상품 판매 방송을 송출하기 때문에 고강도 규제가 적용된다. TV홈쇼핑 사업자는 최초 진입 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승인과 정기적인 재승인을 받아야 하며,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판매수수료율 규제, 판매 가능 상품 품목 제한 등 고강도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문제는 국내 방송 규제체계가 미디어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시장 혼란이나 모순성 누적 등의 일부 허점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홈쇼핑 시장에는 TV홈쇼핑은 실시간, 데이터홈쇼핑은 비실시간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실시간 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비(非)규제 영역의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하는 것은 기존 홈쇼핑 규제를 우회하여 실시간 방송 영역에 진입하는 것과 같다. 즉, 승인받은 사업자가 승인 대상 외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시청자와 소비자, 나아가 중소기업에 귀결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합리성에 기초한다. 그래서 규제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미흡하여 이러한 모순성과 모호성이 유지된다면 결국 일종의 정책무력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라이브커머스는 혁신과 강력한 양방향 소통 기능을 무기로 새롭게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당연히 이러한 혁신적 서비스는 육성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방송과 같이 공공성, 공익성 등 분명한 정책 목표가 있는 영역에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의 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면밀한 검토 없는 신규 서비스 진입은 기존 체제와의 충돌이나 모순으로 인해 정책 목표 달성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혁신의 영역과 전통적 영역의 공진화를 위해 양쪽을 모두 아우르는 신중한 정책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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