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1만원 차이로 재난지원금 못받는다? 88% 가르기 불만 어쩌나

뉴스1

입력 2021-07-25 07:24:00 수정 2021-07-25 07: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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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재난지원금(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이 ‘소득하위 88%’로 정해지면서 정부가 이 기준대로 대상자 선별 작업을 본격화한다.

대상 선별에 드는 행정적 비용이나 지급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자의 높은 세금부담률을 고려하면 전국민 지급이 더 낫지 않겠냐는 비판 속에 제대로 된 선별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2차 추가경정예산 사업이 적시 집행돼 코로나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요 사업별 TF(태스크포스)를 통해 집행 준비에 나선다.

TF는 기재부 2차관 주재의 총괄 TF에 더해 Δ국민지원금 Δ소상공인 지원 Δ상생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등 이른바 코로나 3종 패키지별로 구성돼 있다. 이 중에 국민지원금 TF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 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건강보험료’를 활용해 가구 선별 작업에 나선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9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2021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석 237인, 찬성 208인, 반대 17인, 기권 12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2021.7.24/뉴스1 © News1



앞서 국회는 국민 재난지원금을 1인당 25만원씩 소득 하위 80%에 지원하되, 맞벌이·1인 가구에 대해 선정기준을 보완해 178만가구를 추가했다. 맞벌이 가구의 경우 홑벌이 가구 기준에서 가구원 수를 1명 추가해 산정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원금 지급 대상 맞벌이 연 소득 기준은 Δ2인 가구 8605만원 Δ3인 가구 1억532만원 Δ4인 가구 1억2436만원 Δ5인 가구 1억4317만원 이하로 상향된다. 추가 혜택을 받는 맞벌이 가구는 71만 가구다.

홑벌이 가구는 연 소득이 Δ2인 가구 6671만원 Δ3인 가구 8605만원 Δ4인 가구 1억532만원 Δ5인 가구 1억2436만원 이하다.

1인 가구의 경우 노인·비경제활동인구가 많은 특성을 반영해 연소득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수준의 건보료 기준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로써 지원 대상 가구 수는 종전 1856만에서 2034만으로 확대됐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 수 대비 87.7% 수준이다. 예산은 당초 10조4000억원에서 11조원으로 6000억원(지방비 포함) 늘었다. 이 6000억원을 더 들여 지원 대상을 8% 늘린 셈이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국무회의에서 국회가 이날 새벽 통과시킨 총 34조9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 배정계획안과 예산 공고안을 의결한다. 2021.7.24/뉴스1 © News1


지원 대상 선별은 정부가 밝힌 대로 건보료를 활용한다. 선별 지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만큼 건보료를 활용하면 88% 대상을 선별하는 것이 행정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제2 아동수당’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18년 만 5세 이하 아동을 둔 소득 하위 90% 가정에 월 10만원씩 아동수당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선별 기준이 명확지 않고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지며 철회했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논란도 아동수당 사례와 비슷하게 전개된다. 단돈 얼마 차이로 소득하위 88%는 지원금을 받고 89%는 못 받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서다.

이를테면 월 877만원을 받는 홑벌이 A가족(4인 가구)은 1인당 25만원씩 총 10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받지만 월 878만원을 받는 홑벌이 B가족은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되면 지원금을 받는 A가족이 B가족보다 소득이 99만원 더 많은 ‘소득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

또 고액 자산가인데도 정부 과세 체계에 잡히는 소득이 적은 이른바 ‘금수저’ 가구는 지원금을 받는 데 반해, 소득 수준은 비교적 높지만 가진 재산은 없고 가처분 소득까지 적은 ‘흙수저’ 가구는 지원에서 소외될 수 있다.

일례로 지방 출신으로 서울 월세방에 살면서 연봉 5000만원 넘게 받는 1인 가구는 이번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부모가 소유한 수십억 상당의 건물에서 임대료를 내지 않고 살면서 월 400만원을 버는 1인 가구는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계선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선별 형태의 모든 사업이 갖는 문제”라면서 “모든 현실을 100%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이의신청 절차를 통해 적극 구제에 나설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또 소득 하위 88%를 선별하는 과정에서는 소요되는 막대한 행정비용과 사회적 갈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최근 “12%를 골라내자고 행정 비용을 내는 것이 더 손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소득층을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결정도 논란 중 하나다. 세금 부담률이 높은 고소득층들은 ‘세금은 우리가 다 내고, 혜택은 소득 하위계층에게만 돌아간다’는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발간한 2020 국세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소득 상위 10%가 전체 근로소득세의 72.5%를 납부했다. 소득 상위 10%가 1년간 받은 총 급여는 약 223조원으로 전체의 31%에 달한다.

종합소득세도 상위 20%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종합소득금액 기준 분위별 신고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위 1%가 전체 종합소득세의 50.1%를 신고했다. 상위 10%가 차지한 비중만 85.9%에 달했다.

한편에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고액 연봉자나 자산가들이 힘든 하위 계층을 위해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코로나 확산 사태로 소득 상위 계층은 피해가 덜한데 자영업자나 특수형태근로자 등 취약계층이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분위(소득 하위 20%)는 작년 근로소득이 마이너스였는데 5분위(소득상위 20%)는 소득 감소가 없었고, 부채는 1분위가 늘었지만 5분위는 오히려 줄었다”면서 “따라서 소득상위 계층에 지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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