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대신 제로페이 10만원…우유·체리·수박 많이 샀네

뉴시스

입력 2021-07-10 08:27 수정 2021-07-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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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희망급식 바우처' 시행 50여 일째
GS25·세븐일레븐, 우유 1L, CU 냉장주스 1위
전년比 체리 매출 2590% 상승…수박7kg 500%↑
"학부모, 자녀 위해 우유·요거트 비축한 것"



학교 원격수업으로 급식을 먹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제로페이 포인트 10만원을 지급하는 서울 ‘희망급식바우처’가 편의점 업계에서 우유 1L, 요거트, 과일류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편의점이 ‘근거리 쇼핑’ 채널로 각광을 받으면서 학부모가 자녀를 위한 식료품을 대거 사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사용 기간도 한 달 늘어난 데다 당장 12일부터 수도권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면서 지원 액수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GS25에서는 희망급식바우처 사업이 시작된 5월20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달콤한체리(300g/팩)’ 상품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87%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당도수박7kg’는 508%, ‘산지애 착한사과 1.8kg’는 141% 올랐다.

GS25가 같은 기간 희망급식바우처를 써서 어떤 상품을 가장 많이 샀는지 순위를 매겼더니 ‘서울우유 1ℓ’가 1위로 나타났다. 매상이 급상승한 상품인 체리는 5위, 수박은 9위, 사과는 10위에 각각 들었다.

희망급식바우처는 서울시교육청이 원격수업을 듣느라 급식을 먹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마련한 사업이다. 사업 50여 일째 매출을 살펴보니 ‘한 끼 식사’라고 보긴 어려운 리터(ℓ0 들이 우유나 과일 매출이 오른 것이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과일과 흰우유가 인기였다. CU에서는 5월20일~7월5일 희망급식바우처 매출 상위 품목으로 과일이 3위, 흰우유가 4위였다. 1위는 평소에도 매출 비중이 높은 냉장주스였다.

세븐일레븐에서도 6월21일~7월6일 약 2주동안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흰우유(서울우유 1ℓ)였다.

편의점 업계는 실제 희망급식바우처 사업의 주 고객층이 학생이 아니라 원격수업을 듣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마트나 전통시장, 백화점 대신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을 근거리 쇼핑 채널로 활용하는 트렌드도 과일이나 흰우유 매출을 올린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떠먹는 요구르트나 리터 들이 흰 우유, 과일, 생수류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한 상품을 많이 사서 비축해놓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선호하는 삼각김밥, 도시락 등도 매출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희망급식바우처 사업이 시작하자 학생과 학부모를 정조준해 다양한 판촉 행사를 진행해 왔다. 바우처를 받은 학생은 최대 55만6982명으로, 서울 전체 초·중·고교생의 약 65%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희망급식바우처 사용 기간을 5월20일에서 7월16일까지로 제한했으나, 최근 종료 시점을 8월15일까지 연장했다. 쓰지 않은 포인트는 소멸한다.

이에 이마트24는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바우처로 상품을 구입한 고객 200명에게 4만원 상당 온라인 재즈 페스티벌 티켓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자두, 생수, 요구르트 등 100여 상품에는 ‘1+1’ ‘2+1’ 혜택을 준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교육청이 희망급식바우처 지원 금액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초·중·고교가 오는 14일부터 등교를 중단하고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게 돼서다.

수도권에 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급식을 먹지 못하게 돼 희망급식바우처 포인트가 이전보다 더 필요할 것 같다”며 “기간이 늘어났어도 쓸 수 있는 금액은 똑같은데 이를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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