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현황 들여다보니 대형 SUV 인기… 친환경車 가속페달

서형석 기자

입력 2021-07-05 03:00 수정 2021-07-05 03:1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완성차 시장은 친환경차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급성장하며 시장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완성차 업체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7월 이후 관련 신차 출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상반기 국내 완성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친환경차 판매량이 9만4435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9.3%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전체 판매량(66만4479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2%로 전년 동기(10.2%) 이후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업체별 판매량은 현대차 5만1085대, 기아 4만335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35.5%, 44%였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차량(HEV)을 비롯해 순수 전기차(EV), 수소연료전기차(FCEV) 등을 일컫는다. 이 중 하이브리드(6만5473대)가 대세인 가운데 전용모델 출시로 순수 전기차의 인기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리드 중에서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그랜저가 각각 1만7689대, 1만4351대로 SUV, 세단에서 가장 앞섰다. 현대차 투싼(8419대)을 비롯해 기아 K5(6171대)와 K8(5525대) 등이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현대차, 기아가 인기가 높은 이른바 ‘팔리는 차’에 HEV 모델을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이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순수 전기차 중에서는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내연기관 모델은 없는 차종) ‘아이오닉5’를 비롯해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가 선전했다. 4월 출시된 아이오닉5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 부품 조달 차질로 5월 판매량이 월 2000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수급이 풀리며 지난달에는 3667대 팔렸다. 포터, 봉고 전기차는 각각 지난해 상반기보다 147.8%, 234.4% 판매량이 늘었다. FCEV 넥쏘도 4416대 팔리며 지난해 동기 대비 69.1% 판매량을 늘렸다.

친환경차와 더불어 상반기 완성차 시장을 이끈 주역은 대형 SUV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여행, 캠핑, 차박(차량 숙박) 트렌드 확산에 속도를 붙이며 대형 레저용 차량의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집계 결과 올해 1∼5월 국내 완성차 5개 사가 판매한 SUV는 23만3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감소했지만 준대형, 대형 차종은 각각 43.1%, 20.6% 늘어났다. 소형과 중형 차종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 47.2%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완성차 업계는 판매량 변화 추세를 감안할 때, 올해 안에 준대형 이상 SUV 판매량이 소형 및 중형 SUV를 역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차박 문화의 확산과 함께 더 넓은 공간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기아 쏘렌토, 제네시스 GV70와 GV80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가 이어진 것도 대형 SUV 인기에 한몫했다. 반면 소형, 중형은 쉐보레 트랙스, 쌍용차 티볼리 등 기존 차종의 단종과 신차 부재가 겹쳤다.

이 같은 경향은 하반기(7∼12월) 신차 출시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이달 출시를 앞둔 가운데 제네시스도 첫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 ‘JW(프로젝트명)’ 등을 내놓는다. 현대차는 또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2022년형 모델을 내놓으며 SUV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