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인원 제한 연장… 비수도권 8명까지만

이지운 기자 , 이지윤 기자 , 이소연 기자

입력 2021-06-28 03:00 수정 2021-06-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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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델타 변이 비상 속 7월부터 풀려던 인원제한 유지
수도권-제주는 6명까지 허용 “서울은 방역 조치 강화 검토”


7월 1일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돼도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적 모임 인원이 제한된다. 2주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3곳과 제주에선 6명까지, 부산 광주 등 11곳에선 8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인원 제한이 없는 곳은 충남뿐이다. 당초 비수도권은 인원 제한이 완전히 해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인도발 ‘델타 변이’ 유입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단계적 완화 지역이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으로 확대된 것이다.

시도별 거리 두기 단계는 예상대로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다. 계획대로라면 1단계인 비수도권의 모임 인원 제한을 없애야 하지만 2주간 ‘완충 기간’을 뒀다. 특히 제주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6명까지만 모임이 허용된다. 최근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한 데다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대구는 29일 인원 기준을 결정해 발표한다. 현재로선 17개 시도 중 충남만 7월 1일부터 인원수에 상관없이 자유로운 모임이 가능하다. 이후 상황도 불확실하다. 정부는 방역 상황을 지켜본 뒤 제한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집회 참석 기준도 강화됐다. 당초 정부는 수도권에서 100명 미만 집회만 허용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모임과 마찬가지로 집회 가능 인원을 50명 미만으로 줄였다. 그 대신 수도권 식당 술집 카페 등의 영업시간은 계획대로 밤 12시까지로 연장된다. 백신 1차 접종자에 대한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조치도 예정대로 시행된다.

정부가 새로운 거리 두기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건 심상찮은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이다.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14명이다. 5일째 600명대인데, 갈수록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25일에는 국내로 입국해 확진된 사람이 57명이나 나왔다. 지난해 7월 25일(86명)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델타 변이 등 해외발 변이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정부는 추가 방역 조치도 검토 중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서울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커 방역 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충남만 모임 제한 없애… ‘델타 변이’ 우려에 거리두기 완화폭 축소
7월부터 방역지침 지역별 완화

정부가 27일 발표한 지역별 사회적 거리 두기는 기본적으로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단계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놓은 개편된 거리 두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비수도권은 감염병 ‘억제’ 단계로, 거리 두기가 적용되는 7월 1일부터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실제 모임 제한을 없애기로 결정한 곳은 현재 비수도권 가운데 충남이 유일하다. 수도권 역시 2단계 지침을 따를 경우 8명까지 모일 수 있지만 7월 1일부터 2주 동안 6명까지만 모일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정부가 새로운 거리 두기를 도입하고도 방역 완화에서 한발 물러선 데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집단 감염 증가 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 ‘델타 변이’ 비상인데 7월 접종 공백

앞서 정부는 7월 1일부터 기존 대비 방역이 완화된 새로운 거리 두기를 도입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하지만 그 사이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커졌다.

영국은 이미 성인 83.7%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쳤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1만8000명 선을 넘어섰다. 확진자 중 90%가 델타 변이 감염자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4차 확산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을 마쳐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해외 우려가 커졌다.

22일 기준 국내 델타 변이 감염자는 256명이다. 아직 국내 확산세가 크지 않지만 델타 변이가 퍼진 해외 유입 확진자가 점차 늘고 있는 점은 방역 완화에 부담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교민 가운데 43명이 26, 27일 이틀 동안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보건당국의 표본 조사에 따르면 최근 현지 코로나19 확진자 중 7.1%가 델타 변이에 감염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들이 델타 변이에 감염됐는지 검사 중이다.

당분간 신규 예방접종이 사실상 ‘공백’ 상태인 점도 모임 인원 제한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방역당국이 7월 초·중순 백신 물량을 2차 접종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50대 대상 대규모 접종은 7월 마지막 주에야 시작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1차 접종이 다시 본격화되기 전인 7월 중순까지가 방역의 최대 고비”라며 마스크 착용과 회식 자제를 요청했다.


○ ‘방역 해이’ 틈타 일상 곳곳서 집단 감염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전국 614명으로 5일 연속 600명 이상 감염자가 발생했다. 뉴시스
전국적으로 일상 곳곳에서 집단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내 영어학원 5곳에서 최소 100명 이상의 집단 감염 사례가 나왔다. 당국은 이번 확산이 이들 학원의 원어민 강사 6명이 19일 한 주점에서 만나면서 시작돼 이후 수강생과 가족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감염 확산세가 거리 두기 개편 발표에 따른 ‘방역 해이’가 원인이란 시각도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등이 방역 완화 시그널을 내놓은 직후 유행 상황이 악화되는 건 지난해 5월부터 반복돼 온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서울에 특별 방역 강화 조치를 내놓기로 했다. 서울은 최근 1주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214명이다. 서울만 떼어 놓고 보면 이미 새로 바꾸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인구 10만 명당 2명 이상)에 해당된다. 만약 3단계가 되면 모임 가능 인원이 4명으로 줄고 식당과 카페 운영 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앞으로 대규모 집회가 줄줄이 예고된 점도 방역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다음 달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1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민노총은 여의도 일대 40여 곳에 조합원을 9명씩 쪼개는 방식으로 집회를 신고했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낸 사람은 집회 등에 참석하더라도 인원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 접종 완료자도 집회, 시위에 참석할 때 대상 인원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도심 집회가 허용되면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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