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개발로 ‘K바이오’ 위상 높인다

김성모 기자

입력 2021-06-28 03:00 수정 2021-06-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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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해외 진출 등 글로벌 경쟁력을 다져가는 회사들도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이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K신약’ 개발 한창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의 21%인 2261억 원을 연구개발(R&D)에 과감히 투자했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한미약품은 2011년 이후 12건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 도입 및 수출을 일궈냈다. 한미약품이 현재까지 확보한 파이프라인은 30개 정도. 6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자체개발하고, 바이오벤처 등으로부터 기술 도입과 공동연구 등을 이끌었다.

올해 3월에는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국내 33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 받았다. 이 약은 현재 미국 시판 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계에 진입했다. 같은 시기에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약 ‘포지오티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포지오티닙의 FDA 시판허가 신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신약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도 신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일동제약은 전체 매출의 14%인 786억 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올해는 1분기(1∼3월)에만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261억 원을 신약 개발에 투자했다. 일동제약은 고형암 치료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간 질환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특히 제2형 당뇨병치료제 후보물질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전임상 시험에서 경쟁 물질에 비해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고 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1500억 원가량을 연구개발에 쏟아부었고,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22건의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다. 합성신약, 바이오신약, 개량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에 대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과 마케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바이젠셀은 면역항암치료제 2종과 면역억제치료제 1종 등 3가지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공략해 ‘퀀텀점프’ 노린다



기존에 개발 중인 신약을 무기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대웅제약은 이달 초 미국 제약사인 뉴로가스트릭스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프라잔’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브라질과 멕시코 업체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중국에서는 의약품관리국(NMPA)으로부터 3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 받는 등 중국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펙수프라잔은 단일품목으로 총 1조 원이 넘는 기술이전 계약을 달성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될 것”이라고 했다.

GC녹십자는 희귀질환 치료제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희귀질환 헌터증후군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최초 헌터증후군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올해 1월에는 일본에서 시판 허가까지 받았다. JW중외제약은 최근 ‘어타페넴’ 원료로 만든 항생제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국내에서 이 항생제 원료를 사용한 완제품이 미국 시장을 공략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어타페넴 항생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4억100만 달러(약 4500억 원) 규모이며, 미국 시장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95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과 해외 시장을 동시에 노린다.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인 ‘렉라자’는 여러 국가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신약으로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3년간 5건의 4조 원 규모 기술 수출 성과를 이뤘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연구개발에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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