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네이버 엇박자… 기로에 선 ‘반쿠팡 동맹’
황태호 기자 , 이건혁 기자 , 사지원 기자
입력 2021-06-24 03:00 수정 2021-06-24 06:45
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불참” 파장
네이버가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공동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22일 전격 철회했다. 이마트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올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회동 이후 속도를 내온 ‘반쿠팡 연대’의 협업관계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관계에 대해 유통업계에선 “시작부터 불안했던 동맹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비관론과 “협업체계는 여전히 공고하다”는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협업관계 유지 여부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유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철회한 것이라면 반쿠팡 연대를 구성하는 두 회사의 지향점이 애초부터 달랐고, 이에 따라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정부 규제를 우려한 ‘일보 후퇴’의 성격이 강하다면 협업 관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3일 관련 업계에선 네이버가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배송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인수전에서 철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입장에서 물류망이 없는 오픈마켓 구조의 이베이코리아는 쿠팡을 상대하기에 적절한 카드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네이버의 인수 의지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협상력이 월등하게 높은 네이버가 높은 가격에 투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0일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력해 경기 군포시와 용인시에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 센터를 연다고 밝혔다. 지분 교환을 통해 관계를 강화한 CJ와의 협업을 통해 물류 및 배송망을 보완하려는 의도다.
반면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부담 때문에 전략적으로 철수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 1위인 네이버가 3위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하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쉽게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인수 불참에는 두 회사 간 이 같은 ‘규제 리스크’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네이버가 빠지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격과 관련해 ‘고평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단독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정 부회장은 “얼마에 사는지보다 ‘얼마짜리 회사로 만들지’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공동인수 불발로 두 회사의 동맹이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쿠팡 연대’를 가장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공동 인수계획이 무산되면서 소규모 협업들만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는 무산됐지만 두 회사 간 나머지 협업은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올해 3월 지분 교환 당시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신선식품 및 명품 분야에 대한 유통 경쟁력과 네이버의 IT 경쟁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린 투자설명회에선 SSG닷컴의 네이버 장보기 입점, 신세계백화점과 네이버가 협업한 온라인 해외명품 플랫폼 등 구체적인 방안도 나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공동 인수는 무산됐지만 네이버와의 협업 관계는 최상의 상황”이라며 “물류, 신선식품과 관련한 협업 방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이건혁·사지원 기자
네이버가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공동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려던 계획을 22일 전격 철회했다. 이마트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추진함에 따라 올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회동 이후 속도를 내온 ‘반쿠팡 연대’의 협업관계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관계에 대해 유통업계에선 “시작부터 불안했던 동맹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비관론과 “협업체계는 여전히 공고하다”는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 네이버가 발 뺀 이유에 관심
협업관계 유지 여부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발을 뺀 이유에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철회한 것이라면 반쿠팡 연대를 구성하는 두 회사의 지향점이 애초부터 달랐고, 이에 따라 불협화음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면 정부 규제를 우려한 ‘일보 후퇴’의 성격이 강하다면 협업 관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23일 관련 업계에선 네이버가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배송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인수전에서 철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입장에서 물류망이 없는 오픈마켓 구조의 이베이코리아는 쿠팡을 상대하기에 적절한 카드가 아니었다”고 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네이버의 인수 의지가 꺾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협상력이 월등하게 높은 네이버가 높은 가격에 투자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0일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력해 경기 군포시와 용인시에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 센터를 연다고 밝혔다. 지분 교환을 통해 관계를 강화한 CJ와의 협업을 통해 물류 및 배송망을 보완하려는 의도다.
반면 네이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부담 때문에 전략적으로 철수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 1위인 네이버가 3위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취득하면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를 쉽게 통과하기 힘들 것이라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인수 불참에는 두 회사 간 이 같은 ‘규제 리스크’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반쿠팡 동맹 ‘용두사미’될 우려
네이버가 빠지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가격과 관련해 ‘고평가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단독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정 부회장은 “얼마에 사는지보다 ‘얼마짜리 회사로 만들지’가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공동인수 불발로 두 회사의 동맹이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쿠팡 연대’를 가장 강력하게 보여줄 수 있는 공동 인수계획이 무산되면서 소규모 협업들만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는 무산됐지만 두 회사 간 나머지 협업은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올해 3월 지분 교환 당시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신선식품 및 명품 분야에 대한 유통 경쟁력과 네이버의 IT 경쟁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열린 투자설명회에선 SSG닷컴의 네이버 장보기 입점, 신세계백화점과 네이버가 협업한 온라인 해외명품 플랫폼 등 구체적인 방안도 나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공동 인수는 무산됐지만 네이버와의 협업 관계는 최상의 상황”이라며 “물류, 신선식품과 관련한 협업 방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이건혁·사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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