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성장세 주목… 베트남 쭝웬레전드그룹, ‘G7 커피’ 앞세워 한국 공략 강화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06-17 11:37 수정 2021-06-17 13:1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쭝웬레전드그룹, 베트남 국민커피 업체
베트남, 세계 2위 커피 생산국
G7 커피, 여행 기념품 입소문
진한 맛과 향으로 아라비카와 차별화
“한국인 연간 커피 소비 세계 평균 3배”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콜라나 사이다보다 커피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으로 집계됐다. 세계 평균(132잔)보다 3배가량 많은 수치다. 국내 커피 전문점 시장 역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이 ‘커피공화국’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 속에서도 커피에 대한 인기는 더욱 높아진 추세를 보였다. 커피 전문점들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커피 제품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커피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커피 업체 쭝웬레전드그룹은 국내 커피 시장 공략을 강화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쭝웬레전드그룹은 G7 커피를 만든 업체다. 회사 이름은 생소하지만 베트남 G7 커피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브랜드다. 10년 전부터 베트남 여행 필수 기념품으로 여겨졌다. 한국인들이 베트남 여행 기념품으로 G7 커피가 인기를 얻은 이유로는 제품력이 꼽힌다. 약한 산미와 묵직한 바디감, 진하면서 구수한 맛과 풍부한 향이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아떨어졌다는 게 쭝웬레전드그룹 측 설명이다. 입소문을 타면서 G7 커피에 대한 국내 인지도가 높아졌고 경쟁력을 확인한 쭝웬레전드그룹은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쭝웬레전드그룹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커피를 말할 때 브라질과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케냐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원두 생산지와 수출국은 베트남”이라며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커피 속에 베트남에서 생산된 원두가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베트남은 커피 역사가 오래된 국가이기도 하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시작돼 프랑스 커피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난 1857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베트남에 처음 커피가 도입됐다. 이후 부온 마 투옷, 달랏 등에 대규모 커피농장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베트남 전역에서 커피 문화가 발달했다. 베트남에서는 물보다 커피를 많이 마신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지금도 베트남에 가면 길거리 노점이나 베트남 로컬 브랜드 커피숍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 커피 시장은 글로벌 커피숍 브랜드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국가다. 현지 토종 커피 문화가 강하고 커피에 대한 자부심이 높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커피 문화로는 베트남식 드립 커피가 꼽힌다. 커피를 추출할 때 종이 필터 대신 구멍이 뚫린 1인용 드리퍼(필터)를 이용해 추출하는 방식이다. 1분에 커피 50~60방울씩 약 6~7분가량 추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진하게 우려낸 필터 커피에 연유와 얼음을 더하면 베트남 대표 커피 메뉴인 ‘카페 쓰어다(연유커피)’가 완성된다.

고유 커피 문화를 지닌 베트남 커피의 세계화는 약 10년 전부터 본격화됐다.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로부스타 커피가 가장 유명하다. 쭝웬레전드그룹은 베트남 커피 세계화에 앞장서 G7 커피를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커피 품종은 대부분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다. 일반적으로 로부스타가 아라비카에 비해 저급 커피로 인식되는데 쭝웬레전드그룹 측은 이는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커피 업체에서 ‘아라비카 100%’라는 문구를 내세운 마케팅 영향이 이러한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로부스타는 아라비카 원두에 비해 병충해에 강하고 대량 생산이 용이한데 이로 인해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아라비카는 병충해에 약하고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로부스타보다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한다. 커피 맛은 아라비카는 신맛이 강한 반면 로부스타는 진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쭝웬레전드그룹 관계자는 “산미가 강한 커피가 고급 커피라고 단정하는 것은 편견이다”며 “바디감과 향, 산미 등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G7 커피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커피의 산미를 선호하지 않는 수요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까다로운 한국인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 이유로 산미가 거의 없는 진하고 구수한 맛과 풍부한 향을 주요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쭝웬레전드은 베트남 최대 커피 업체로 인스턴트커피와 R&G커피, 스폐셜티 커피, 원두커피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 전역에서 1000개 넘는 매장(쭝웬레전드카페)과 이커피(E-coffee)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이다. 현지 커피 본고장인 부온 마 투옷지역에서는 커피 전문 박물관인 ‘더월드커피뮤지엄’과 커피 힐링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