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이어 日에 대규모 공장 검토… 中겨냥 ‘美-日-대만 3국 반도체동맹’ 가속

김현수 기자

입력 2021-06-14 03:00:00 수정 2021-06-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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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요청에 신규투자 움직임
美는 대만과 ‘무역협정’ 고위급 대화
삼성, 파운드리 격차 커질까 고민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에 신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검토한다. 대만이 미국-일본을 연결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동맹 구상에 적극 참여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1일 ‘TSMC, 일본에 반도체공장 검토, 경제보안에 호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TSMC가 일본 정부 요청에 따라 구마모토현에 16nm(나노미터) 또는 28nm 공정의 대규모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6나노나 28나노 수준 반도체 공장은 5나노 수준의 최첨단 미세공정은 아니지만 수급이 불안정한 차량용 반도체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대량 생산에 알맞다. 일본도 차량용 반도체 제조 라인이 있지만 공급 부족 사태에 도요타마저 지난달 일본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또 공장 설립을 검토하는 구마모토현에는 소니의 이미지센서 공장이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에서 소니는 삼성전자(2위)에 앞선 세계 1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SMC의 공장 건설 검토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TSMC를 유치하면 (공급망 안정이라는) 경제안보를 포함해 일본 반도체 산업의 진흥을 꾀할 수 있다”며 “새 공장의 고객사는 소니와 일본 자동차 대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TSMC는 미국에 120억 달러(약 13조4000억 원)를 투자해 첨단 5나노 파운드리 라인 신설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TSMC가 3나노 공장 등 미국에 총 6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는 TSMC의 움직임을 대만 정부의 미일 동맹 강화 기조에 따른 정치적 결정으로 보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투자가 확정되기 전 언론 노출을 꺼렸던 TSMC의 미국, 일본 투자 검토 뉴스가 외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대만뿐 아니라 미국, 일본 정부의 중국 견제 포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도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을 맺기 위한 고위급 대화를 시작해 사실상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정식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미국에 170억 달러(약 20조 원) 투자를 공식화한 삼성전자는 TSMC와 대만 정부의 긴밀한 외교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또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더욱 긴밀해진 일본도 ‘반도체 진흥’을 앞세워 동맹을 발판 삼으려 하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자원을 활용할지 발 빠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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