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의대가 손잡았다! 국내 첫 출범 선포식 가져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입력 2021-06-03 03:00 수정 2021-06-03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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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융합연구 프로젝트 출범
신찬수-차국헌 학장 대담
스마트헬스-기초의학 등 협업 중요… 암진단 등 시너지 효과 극대화 기대
융합의료기술은 국민건강 증진 기여… 치료-백신 등 국제경쟁력도 높일 것


지난달 28일 서울대 차국헌 공대 학장(왼쪽 사진)과 신찬수 의대 학장이 융합연구 프로젝트(MEET in SNU)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와 의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의학기술 개발을 위해 융합연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바이오헬스 융복합 연구위해 의대-공대 손잡아야”
서울대 의대와 공대가 융합연구 프로젝트(MEET in SNU)를 위해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2일 서울대 의대 신찬수 학장과 공대 차국헌 학장은 서울대 글로벌공학연구센터에서 만나 융합연구 프로젝트 출범 선포식을 가졌다. 공대의 우수한 기술력과 의대의 풍부한 임상경험을 녹여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의학 기술을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대에선 뇌중풍(뇌졸중)으로 신경이 망가진 환자들을 위한 인공 신경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부족했다. 앞으로 이러한 다양한 기술들을 서로가 어떻게 융합연구로 이어갈지 신 학장과 차 학장을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의대공대 융합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한 계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을 견인하려면 의학과 공학의 융복합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최신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서 의대와 공대의 역할은 절실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비록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인류가 직면한 질병 문제에 직접 관여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21세기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신 학장)

―‘MEET’가 의미하는 것은….

“의학 공학의 혁신 기술을 뜻하는 ‘Medicine-Engineering Evolutionary Technology’의 약자다. 의대와 공대의 협력을 통하여 새로운 시대를 열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붙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 15년간의 의대-공대 협력 성과를 돌아보고 한계점을 분석해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 예정이다.”(차 학장)

서울대 의대와 공대가 2일 서울대 글로벌공학연구센터에서 융합연구 프로젝트 출범 선포식을 가졌다.
―의대, 공대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융합연구 설문조사 결과는….

“20% 넘는 의대 교수가 설문에 응답했다. 이는 일반적인 설문조사에서 보기 힘든 응답률이다. 이 자체로 교수들의 뜨거운 참여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융합기관 설립에 대해선 90% 넘는 교수들이 같이 가야 할 방향이라고 동의했다. 원하는 융합연구 분야는 의료공학(치료기기, 약물전달), 스마트헬스(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초혁신(난치병 치료, 난제 해결) 순으로 나왔다.”(신 학장)

“공대는 340여 명을 설문조사해 25%의 높은 응답률이 나왔다. 융합기관 설립에 대해 100% 찬성했을 정도로 의료 협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협업 관심 분야는 스마트헬스 기초의학 등 의대와 유사하고 관심 질병 분야도 진단, 암, 감염질환 등으로 비슷했다. 이러한 관심사의 중첩은 앞으로 굉장한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차 학장)

―융합 연구를 통해 국민들은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나.

“새로운 융합의료기술은 국민 건강에 있어 포괄적인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 앞으로 모든 미디어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웰빙 시대를 맞아서 새로운 의료기술, 의료서비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제적인 병원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국내 진단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또 치료와 백신에서도 우리가 독자 기술을 가진다면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차 학장)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연구재원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는 의대와 공대가 자체 발전기금을 이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국가적인 지원, 국책 과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 또 두 대학이 협업을 통해 세계적인 국제 연구기금도 찾아야 된다. 또 의대와 공대가 가까운 거리에서 협업연구를 할 수 있는 공간 마련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미 앞서 있는 세계 유수 대학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고민하고 우리의 상대적인 강점과 차별점을 잘 살려야 할 것이다.”(신 학장)

―향후 실행계획과 바람을 알려 달라.

“우선 ‘MEET in SNU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설립해 공동연구 매칭, 자금 조달, 연구비 관리 및 배분, 창업 지원 등 양 기관의 융합연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행정적인 지원이 가능한 의료기술 융합연구원을 만들 예정이다. 국민 기대치에 맞는 가시적인 거대한 프로젝트를 같이 만들어 새로운 융합연구가 이뤄지길 희망한다.”(차 학장)

“저는 의대 학생들이 졸업 뒤 좋은 임상의사가 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가르쳐 왔다. 하지만 의사가 융합연구를 통해 진단법이나 치료법을 개발하면 그 성과는 수천만 명, 아니 수억 명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젊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응원한다.”(신 학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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