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다시 뜬다… 쌍방울-하림도 인수전 참여

서형석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21-06-02 03:00 수정 2021-06-02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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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수의향서 10곳 접수돼… 사모펀드 운용사도 입찰에 참여
매각 성공위해 ‘스토킹호스’ 도입… 우선매수권자 미리 정해 놓고
본입찰서 가격 비교해 최종 결정… 이르면 이달말 새주인 결정될듯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10여 곳의 기업과 사모펀드 등이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3월을 끝으로 멈춘 운항을 재개하기 위한 절차도 본격화하고 있다. 인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이르면 올 하반기(7∼12월)에 이스타항공 운항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이스타항공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31일 서울회생법원과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이 진행한 인수의향서(LOI) 접수에 10여 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름이 알려진 곳으로는 쌍방울그룹과 하림그룹이 있고, 사모펀드 운용사도 이름을 올렸다. 쌍방울그룹은 특장차를 만드는 계열사 광림이 그룹 내 계열사와 연합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 중이고 하림그룹에서는 벌크선 해운 계열사 팬오션이 LOI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인수 의향자가 몰린 이유로 이스타항공이 가진 잠재성을 꼽는다. 이스타항공은 2007년 설립된 국내 1세대 LCC다.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 비리로 가려져 있었지만 회사만 놓고 보면 하루아침에 돈으로 살 수 없는 항공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인력들의 업무 숙련도가 높다. 인기 노선으로 꼽히는 ‘서울(김포)∼타이베이(쑹산)’ 등 보유한 슬롯(특정 시간에 공항을 사용하는 권리)의 가치 또한 높다. 2019년 12월 23대였던 보유 항공기 수를 6월 기준 4대로 줄이고, 직원 수도 500여 명으로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거쳤다.

항공업계에선 “코로나19로 국내 LCC들의 국제 여객 운송이 줄었지만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은 없고 오히려 지금이 항공사를 인수할 좋은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규모 백신 접종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연말 혹은 내년 초 일거에 폭발하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도 있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관리인은 “잠재적 인수 후보자에게 이스타항공의 잠재성에 대해서 많이 설명하고 있다. 인수를 한 뒤 항공기 2, 3대를 더 들여와 물류사업을 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공화물운송은 이미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항공화물 운임의 기준이 되는 홍콩 TAC 지수는 홍콩∼북미 노선이 지난달 kg당 8.48달러로 코로나19 창궐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항공(UAE) 등 해외 유명 항공사들은 무급휴직 승무원들을 속속 복직시키며 정상 영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스타항공 재건은 서울회생법원이 주관하고 있다. 법원은 이스타항공 매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토킹호스’ 방식을 도입했다. 사전에 별도의 우선매수권자를 정한 후 본 입찰에서 LOI 접수 기업들이 써낸 가격을 비교해 최종 인수권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법원과 매각 주관사는 이달 7일까지 LOI 제출 기업을 실사한 후 14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면 이달 말 새 주인이 결정된다. 매각 대금은 이스타항공 근로자 체불임금, 퇴직금으로 우선 쓰이고 항공기 리스료, 공항사용료, 유류비 등 그동안 밀린 대금을 갚는 데도 들어간다.

운항 재개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을 재취득해 연내 국내선부터 운항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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