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V자’ 반등…2·4대책 약발 떨어졌나?

황재성 기자

입력 2021-05-24 12:06:00 수정 2021-05-24 14: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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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보궐선거 참패 후 부동산 관련 세 부담 완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내부 반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북 지역 아파트 단지.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4·7 보궐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가 꼽히면서 정부와 여당이 해법 제시에 골몰하고 있지만 좀처럼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집값을 잡겠다며 꺼내든 ‘2·4대책’에도 집값은 안정되기는커녕 다시 상승세를 키우고 있다.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대대적인 정부 노력에도 공직자 부동산 투기 논란은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된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으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더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여당 중심으로 추진돼온 부동산 관련 세 부담 완화 방안은 내부 반발에 발목이 잡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5월까지는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일정이 6월로 늦춰진 상황에서 관련 규제 완화 범위와 대상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안 과제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수준을 맞 해법을 조기에 내놓지 못한다면 하반기 대선국면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다시 상승폭 키우는 집값
집값이 심상찮다. 정부의 노력에도 안정세를 찾기는커녕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충격적인 공급대책으로 자평한 ‘2·4대책’의 속도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5월 셋째주 서울지역 평균 0.10% 상승해 전주(0.09%)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는 올해 들어 주간 상승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이다. 또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꺼내든 ‘2·4대책’ 직전인 2월 첫째 주(0.1%)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전체적인 집값 추이를 볼 때 우려는 더욱 커진다. 4월까지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을 포함하는 전체 주택의 가격상승률은 3.16%다.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1.43%)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집값은 5.36% 올라 2011년(6.14%) 이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아파트 값만 집값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 기간 4.62% 오르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2.01%)보다 배 이상 상승했고, 지난해 전체 상승률(7.57%)의 60%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전국 집값을 선도하는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V자’로 반등하는 모양새까지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1월 첫째 주(조사 시점 기준) 0.06%에서 2월 첫째 주 0.10%로 4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이에 정부가 2·4대책을 꺼내들었고, 발표 직후(2월 둘째 주) 아파트값 상승률은 0.09%로 고개를 숙였고 4월 첫째 주(0.05%)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4·7 보궐선거 전후로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4월 둘째 주 0.07%로 오름폭이 커지기 시작한 뒤 이달 셋째 주 0.10%까지 높아지며 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2.4대책의 약발이 다한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2·4 대책’ 등 공급대책이 제몫을 다하지 못하는 가운데 정부의 잇단 규제에 매물이 잠긴 데다 오세훈 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 전선 넓어진 공직자 투기 논란
세종시 밀마루전망대에서 바라본 세종시 아파트 전경. © News1
공직사회는 다시 한번 투기 의혹의 중심에 섰다. 이번에는 세종시 건설을 주도하는 행복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과 세종시 이주 대상 공무원과 유관기관 직원들에게 제공됐던 ‘아파트 특별공급’이 타깃이 되고 있다.

행복청은 18일 내부정보 이용해 세종시 스마트국가산단 인근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과장급 직원 2명에 대해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패방지법 및 농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행복청 또 전 직원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 등을 대상으로 세종시 내 부동산 보유현황 및 거래내역에 대해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경찰은 또 전 행복청장 이모 씨와 행복청 사무관 A씨를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행복청은 세종시의 도시계획 수립과 광역도시계획 허가, 건설업무 전반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미공개 개발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자리다. 이에 따라 행복청이 ‘제2의 LH’가 될 수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된다.

여기에 세종시 이주기관 종사자에게 안정적인 주거지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2010년 도입된 특별공급(특공) 아파트가 재테크 먹잇감으로 전락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공직사회에 대한 불신을 또다시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격이 되지 않는 데도 세종시에 사옥을 지은 뒤 세종시에 이주하지 않고도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은 관세평가분류원의 사례다. 이에 편승해 정부 부처는 물론 공기업, 심지어 민간기업 관계자들도 특공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문제는 특공 아파트 논란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전수조사와 이익환수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정부가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 YTN에 출연해 특공 관련 시세차익 환수 요구에 대해 “국민 정서가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상당한 법적 다툼이 예상돼 섣불리 큰소리를 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특공 사례 전수조사에도 “이 역시 즉흥적으로 답할 수 없다”고만 대답했다.

● 발목 잡힌 부동산 세제 조정안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5.12/뉴스1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보유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세 부담 완화 방안과 주택담보대출비율 한도 확대 방안 등은 친문계 의원들의 반발 등에 부딪히면서 자중지란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당 부동산 특별위원회가 마련한 각종 부동산 세제 조정안 등을 27일 논의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당초 민주당은 25일로 예정된 정책 의총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당의 세제 조정 방향을 최종 확정, 발표할 예정이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25일에는 방미 성과와 민심 경청에 집중하고, 27일쯤 부동산 관련 문제 정책 의총을 할 계획이다”며 “의총을 통해 다시 한번 의견 수렴을 하고 합의 수준이 높은 것들은 바로 확정된 정책으로 가되 아닌 것들은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참패로 끝난 ‘4·7 보궐선거’ 직후부터 추진돼온 조정안들에 대해 여전히 여당 내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종합부동산세는 여러 가지 안들이 서로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를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잖은 가운데 완화를 요구하는 측도 3가지 의견으로 갈라진 상태이다. △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는 안과 △부과 대상자를 상위 1~2%로 한정하는 안 △1주택 장기 거주자·고령자·무소득자에 대해 과세시기를 늦춰주는 안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여당이 지지층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정책 전환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끌수록 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하반기에는 보다 복잡한 부동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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