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네이버 100대 기업 중 급여 상승폭 1, 2위

홍석호 기자 , 서동일 기자

입력 2021-05-20 10:37 수정 2021-05-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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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100대 기업 직원 5000여명 줄어
삼성전자, 현대차 등 4대 그룹 고용 늘었으나, ‘코로나 직격탄’ 유통업계 여파


(위에서부터)네이버, 카카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년차에 접어든 올 1분기(1~3월) 국내 주요 기업 직원 규모가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제조업 계열사의 채용이 늘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직원이 대폭 감소했다.

급여에서도 업종 별 희비가 갈렸다. ‘네카쿠라배당토’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개발자 모시기’ 경쟁에 따른 영향으로 카카오와 네이버가 급여 인상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코로나19 쇼크로 사상 최악의 시간을 보냈던 정유업계 등은 급여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매출 100대 기업 직원 1년 새 5000여명 감소
20일 동아일보가 1분기 보고서를 공시한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공기업 제외)의 직원 규모를 올해 1분기 이들 기업의 직원수는 총 78만7200여명으로 지난해 1분기 79만9500여명 대비 1만2300여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한 LG화학의 감소 분 7300여명을 반영하면 실제로는 5000여명이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목받은 비대면 관련 제조업 기업 중심으로 고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직원수 증가폭도 4600여명으로 가장 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맡은 DS부문 직원이 1년 새 5300여명이나 늘어난 영향이다.

애플 등에 카메라 모듈을 제공하는 LG이노텍도 생산라인 기간제 근로자가 대폭 늘어난 영향으로 직원수가 1400여명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애플의 첫 5세대(5G) 스마트폰 아이폰12의 인기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도 직원이 1300여명 늘어 상위권에 올랐고, SK브로드밴드(584명 증가) SK하이닉스(435명 증가) SK이노베이션(286명 증가) 등 SK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직원 수 증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을 대여해주는 사업을 하는 코웨이는 직원이 1600여명 늘며 증가 규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을 설치해주는 현장 직원 ‘CS닥터’ 1500여명을 지난해 6월 직접 고용한 영향이다. 코웨이는 개인사업자 신분인 CS닥터들과 계약을 맺어왔지만 처우개선, 안정적인 사업 유지 등을 위해 직접 고용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직원 감소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 5곳 중 3곳이 유통기업이다.

롯데쇼핑이 1년 새 2400여명의 직원이 줄며 감소규모가 가장 컸다. 슈퍼, 헬스&뷰티(H&B) 스토어 롭스, 이커머스 사업부 등을 포함한 기타 사업 소속 직원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슈퍼 ‘더프레시’ 점포를 20곳, H&B 스토어 ‘랄라블라’ 점포를 16곳 정리한 GS리테일도 직원이 1200여명 줄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직원도 730명 감소했다.

● 카카오, 네이버 급여 상승폭 1, 2위
올해 1분기 국내 매출 100대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보다 70만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목받은 IT 업계의 연봉인상 경쟁의 영향으로 주요 IT기업이 급여 증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양대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나란히 급여 증가 순위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의 1분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2700만 원에서 올해 4400만 원으로 1700만 원 증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전 직원에게 약 400만 원 상당의 자사주(10주)를 지급하는 등 상여지급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가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같은 기간 4080만 원에서 5567만 원으로 1487만 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2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인센티브와 보상 개선을 요구하는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직원들은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 ‘크래프톤, 쿠팡, 배달의민족 등 경쟁사 대비 부족한 처우’ 등을 문제 삼으며 개선을 요구했다.

1분기 급여가 가장 많이 감소한 기업 4곳은 SK이노베이션과 그 계열사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1분기 3800만 원에서 올해 1분기 2400만 원으로 1400만 원 줄며 가장 감소 규모가 컸다. SK에너지(―1300만 원), SK종합화학(―1300만 원), SK인천석유화학(―1100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사업 부문 실적이 악화돼 지난해 2조5000억 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영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일반적으로 설 연휴 전인 1월 말에서 2월 초 상여를 지급하는데, 지난해 역대 최대 손실을 내며 상여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GS칼텍스(―588만 원), 에쓰오일(―676만 원) 등 정유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도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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