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기 쉬운 재료로…‘코로나 시대’ 길어지면서 요리책 매출 증가

이호재기자

입력 2021-05-09 15:36:00 수정 2021-05-09 15: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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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노른자에 설탕을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섞는다. 여기에 중탕해 녹인 초콜릿과 곱게 갈아낸 밤을 넣는다. 이를 사각형 틀 안에 부은 뒤 12시간 동안 냉장한다. 먹기 좋게 자른 뒤 캐러멜 소스를 얹으면 완성! 지난달 15일 출간된 요리책 ‘프랑스 쿡북’(세미콜론)에 실린 요리 ‘밤 초콜릿 테린’ 조리법이다.

이 프랑스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는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요리법은 한국 포털 사이트를 검색해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한국에선 생소한 음식이라 만들고 싶어도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 김수연 세미콜론 편집자는 “책이 972쪽에 달하고 정가가 6만5000원이지만 프랑스 음식 마니아들이 출간 직후 책을 많이 구입하고 있다”며 “온라인에 떠도는 부정확한 음식 조리법에 지친 독자들의 만족감이 특히 높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가 길어지면서 요리책을 사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3일까지 요리책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9% 증가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이들이 요리를 배우기 위해 실용적인 책을 사는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한 건 ‘셀럽’의 책이다. 구독자 44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영자씨의 ‘영자의 1시간에 만드는 일주일 반찬’(용감한 까치),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서울문화사)가 대표적이다. 최근엔 ‘런치 샌드위치’(리틀프레스), ‘1일 1채소, 오늘의 수프’(알에이치코리아) 등 특정 음식을 깊고 다채롭게 다룬 책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요리책을 사는 이유는 일부 요리법은 인터넷에 없는데다 같은 요리법이라도 인터넷보다 책이 제공하는 정보가 대체로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은 ‘카레의 기술’(그린쿡), ‘마늘이 다한 요리’(이덴슬리벨)처럼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내용을 자세하게 담은 요리책을 펴내고 있다.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요리책을 만드는 것도 출판사의 전략이다. 전면 컬러 편집을 하고, 음식 사진을 많이 넣어 독자를 유혹한다. ‘허니비케이크의 사계절 디저트’(아이엔지북스)처럼 400쪽짜리 두꺼운 요리책은 인테리어 소품처럼 쓰이기도 한다. 김현정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베스트셀러 담당은 “한식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요리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소개하는 책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질수록 요리책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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