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산악박물관, ‘한반도의 산’ 주제로 영상 전시 기획
신아형기자
입력 2021-05-09 15:16 수정 2021-05-09 15:26
“산이야말로 정치에서 벗어나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매개체라고 생각했다”
‘한반도의 산’을 주제로 남북한의 여러 산에 관한 영상 전시를 기획한 베아트 해클러 스위스 산악박물관 관장이 6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해클러 관장을 비롯해 영상 감독 지안 주너, 촬영 감독 카타리나 쉐링 등 제작팀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북한 평양을 시작으로 백두산과 금강산, 한국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며 산 풍경뿐만 아니라 산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산에 대해 얘기합시다’라는 제목의 40시간 짜리 영상에는 산 정상에서 만난 등산객과 산에 오르기 전 만난 주민 등 약 40 명과 나눈 인터뷰가 담겼다. 주너 감독은 평양 모란봉 공원에서 만난 한 여교사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시골에서 자란 그는 우리에게 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산을 오르는 것, 혼자 정상을 향해 가는 것, 산을 오를 때마다 변하는 공기와 식물 등이 본인에게 선사하는 기쁨 등에 대해 말해줬다”고 전했다. 감독은 “여교사가 한 말은 마치 (스위스 남동부) 그라우뷘덴 출신인 나의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알프스 산맥을 품고 있는 산악국가 스위스, 국토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한반도의 공통점이 많다는 데서 시작됐다. 두 나라 모두 ‘산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특히 스위스 국민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북한 및 한반도의 모습을 편견 없이 소개하자는 취지다.
해클러 관장은 “산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 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지 북한 전문가이자 전시 잡지 저자로 참여한 뤼디거 프랑크는 “‘산’은 북한을 제대로 알기 위한 창의적 접근 방식”이었다면서 “스위스와 한반도처럼 산이 많은 나라들에서 산은 국민의 정체성, 문화 그리고 경제의 일부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해클러 관장은 한라산 촬영 후 2주간 더 한국에 머물렀다. 그동안 그는 강원도 설악산을 등산하고 강원도 속초의 국립산악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개관식 준비 일을 도왔다고 한다. 해클러 관장은 “언젠가 한국에서 ‘산에 대해 얘기합시다’ 전시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위스 산악박물관은 1905년 베른에 설립됐다, 처음에는 현지 최대 등산 동호회인 스위스 알파인 클럽(SAC)에게 등반정보를 제공하는 지역박물관으로 시작했다가 전시 범위를 산과 문화로 넓혀갔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회의 관람객들이 큰 감동을 받고 있다. 몇몇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한반도의 모습에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며 “뭐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내년 7월 3일까지 열린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한반도의 산’을 주제로 남북한의 여러 산에 관한 영상 전시를 기획한 베아트 해클러 스위스 산악박물관 관장이 6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해클러 관장을 비롯해 영상 감독 지안 주너, 촬영 감독 카타리나 쉐링 등 제작팀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북한 평양을 시작으로 백두산과 금강산, 한국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며 산 풍경뿐만 아니라 산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산에 대해 얘기합시다’라는 제목의 40시간 짜리 영상에는 산 정상에서 만난 등산객과 산에 오르기 전 만난 주민 등 약 40 명과 나눈 인터뷰가 담겼다. 주너 감독은 평양 모란봉 공원에서 만난 한 여교사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시골에서 자란 그는 우리에게 산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산을 오르는 것, 혼자 정상을 향해 가는 것, 산을 오를 때마다 변하는 공기와 식물 등이 본인에게 선사하는 기쁨 등에 대해 말해줬다”고 전했다. 감독은 “여교사가 한 말은 마치 (스위스 남동부) 그라우뷘덴 출신인 나의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는 알프스 산맥을 품고 있는 산악국가 스위스, 국토 70%가 산으로 이루어진 한반도의 공통점이 많다는 데서 시작됐다. 두 나라 모두 ‘산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특히 스위스 국민에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북한 및 한반도의 모습을 편견 없이 소개하자는 취지다.
해클러 관장은 “산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 장벽을 허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현지 북한 전문가이자 전시 잡지 저자로 참여한 뤼디거 프랑크는 “‘산’은 북한을 제대로 알기 위한 창의적 접근 방식”이었다면서 “스위스와 한반도처럼 산이 많은 나라들에서 산은 국민의 정체성, 문화 그리고 경제의 일부분이 된다”고 설명했다.
해클러 관장은 한라산 촬영 후 2주간 더 한국에 머물렀다. 그동안 그는 강원도 설악산을 등산하고 강원도 속초의 국립산악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개관식 준비 일을 도왔다고 한다. 해클러 관장은 “언젠가 한국에서 ‘산에 대해 얘기합시다’ 전시를 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위스 산악박물관은 1905년 베른에 설립됐다, 처음에는 현지 최대 등산 동호회인 스위스 알파인 클럽(SAC)에게 등반정보를 제공하는 지역박물관으로 시작했다가 전시 범위를 산과 문화로 넓혀갔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회의 관람객들이 큰 감동을 받고 있다. 몇몇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한반도의 모습에 혼란스러워 하기도 한다”며 “뭐든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시회는 내년 7월 3일까지 열린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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