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셨죠?”…면세점업계 “면세한도 7년째 제자리, 정부에 상향 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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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5-05 07:25:00 수정 2021-05-05 07: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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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oodie Davitt Repor t© News1
면세점업계가 코로나19(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에 면세한도 상향을 공식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한 해외에 나가지 않더라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면세 바우처’ 도입도 건의하기로 했다.

국내 면세한도는 7년째 600달러(약 67만원)에 머물고 있어 상향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해외에 비해서 한도가 지나치게 낮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면세한도를 대폭 상향한 중국 면세점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면세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시방편’ 급급한 동안…中, “면세한도 대폭 상향” 파격 육성책으로 1위 등극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2.4/뉴스1 © News1
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과 한국면세협회 등은 면세한도 상향을 정부에 공식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른 시일내 건의서를 작성해 정부에 공식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착륙해외관광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면세업계의 어려움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중국처럼 면세한도를 상향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론되는 주요 ‘근거’는 한도가 600달러로 상향된 2014년 이후 국민총소득과 소비성향의 변화, 세계적 추세와 여러 규제로 인한 업계의 어려움 등을 반영하는 객관적 데이터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민총소득은 2014년 1570조원에서 2020년 1940조원으로 23.6% 증가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 역시 같은 기간 3095만원에서 3747만원으로 21% 상승했다.

면세업계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무착륙국제관광비행 시행 및 확대 등 현재 정부의 지원책은 말 그대로 ‘임시방편’일뿐 근본적인 대책이 되긴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특히 중국 정부와 같은 다소 전향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하이난을 중심으로 내국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면세특구를 조성하고, 면세한도 또한 3만위안(약 520만원)에서 10만위안(약 173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그 결과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은 지난해 세계 면세점 1위에 등극했다. 1년 만에 무려 3계단을 뛰어 올랐다.

영국 면세유통 전문지 ‘무디 데이빗 리포트’가 발표한 2020년 매출 기준 세계면세점 순위에 따르면, CDFG의 지난해 매출은 66억300만유로(약 8조8521억원)로, 전년 60억6500만유로(8조1978억원) 대비 8.1%나 상승했다. 국내는 물론 대부분 국가들의 면세점 매출이 일제히 급락한 것과는 정반대 성적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2019년 매출 70억6500만유로(약 9조5495억원)에서 2020년 48억2000만유로(약 6조5150억원)로 31.8% 줄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 매출 역시 70억4900만유로(약 9조5279억원)에서 2020년 42억9000만유로(5조7986억원)로 39.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지원은 업계의 고사를 막기 위한 ‘심폐소생술 수준’이었지만, 중국은 코로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보고 적극적이고 과감한 ‘육성책’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600달러 한도, 세계 추세·국내 경제력 반영 못해”

지난 2018년 6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입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면세점 개점을 기다리며 줄을 서있다.© News1
중국 정부의 ‘과감한 육성책’의 핵심이 바로 면세한도 상향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하이난 지역의 면세한도를 10만위안(약 173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애초 한도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8배 가까이 높았는데, 그 격차가 25배 이상 벌어진 셈이다.

때마침 중국 현지의 코로나 사태 완화와 보복소비 심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소비도 폭발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지난해 하이난 지역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20억위안(약 5조5462억원)에 달했다. 하반기에는 1일 매출액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인 1억2000만위안(208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2월 중국 설 명절인 춘절 기간 매출 또한 2019년의 2배 수준인 15억위안(2600억원)을 돌파했다.

CDFG의 세계 1위 등극이 코로나 시대의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앞으로 2위권과 격차를 더욱 벌리며 압도적 1위자리를 굳건히 할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주변 국가나 우리나라의 경제력 및 소비 트렌드 변화를 감안하면 현실적이지 못한 규제라는 견해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일반 면세한도는 사모아, 괌, 버진제도 등 자국령 여행객에게는 1600달러(약 180만원)까지 상향하고 있다. 일본 또한 20만엔(약 205만원) 수준이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는 공항·항만 이용시 430유로(58만원)의 면세한도를 적용한다. 그러나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표방하는 유럽연합(EU)의 틀로 묶여 있기 때문에, 해당국가 사이 왕래시 관세가 부과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큰 제약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또 국내 무착륙관광비행 시행 이후 이용객들의 면세품 구매 현황만 살펴보더라도 면세한도 이상을 구매해 추가 세금을 납부하고 통관한 여행객이 전체 구매 고객의 48%인 4600명에 달했다.

현 정부에서도 이에 공감하고 한도 상향을 추진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19년 5월 “출국장 면세점의 구매한도를 설정한 2006년과 지금을 비교하면 여러 상황도 변했고 물가와 소득수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상향을 시사했다. 하지만 당시 구매한도는 3600달러(약 404만원)에서 5600달러(약 628만원)로 상향했지만 면세한도는 600달러를 유지하기로 했다.

◇“구매권한 완화도 필요”…‘국민 1인1회’ 바우처 도입도 제안


면세한도뿐 아니라 면세 구매권한을 완화해주는 규제개선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면세한도가 높아지더라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중국 하이난 같은 면세특구 조성이 당장 어렵다면 코로나 시국에만 적용되는 한시적 지원책이라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면세 바우처’ 시행이다. 올해 한시적으로 국민 1인당 1회씩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자는 제안이다.

국내 기업, 특히 중소 브랜드만 구매할 수 있게 한다면 소비가 기업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업계를 옥죄는 두가지 규제, 즉 면세한도를 상향하고 구매권한을 대폭 완화하는 것이 실질적인 지원책이자 육성책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더욱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주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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