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회장도 사퇴할까…최대 위기
뉴시스
입력 2021-05-04 05:19 수정 2021-05-04 05:20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국민사과를 한다.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는 이번 사태와 회삿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으로 보직 해임된 상태다. 이광범 대표 역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1964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만큼, 홍 회장 사퇴 여부에도 관심이다.
홍 회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논현동 본사 3층 대강당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연다. 남양유업의 대국민사과는 2013년 대리점 갑질사태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남양유업 김웅 대표와 본부장급 임원 등 10여 명이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안은 대리점 갑질 사태와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마약 투약 논란보다 심각, 홍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이 직접 사과 내용을 담은 입장을 발표한다. 이 대표와 임원 등도 참석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홍 상무의 회삿된 유용 의혹은 조사 중지만,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보직 해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회장 사퇴 여부와 관련해서는 “입장문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임직원에게 메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불가리스 보도와 관련해 참담한 일이 생겨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사과한다”며 “남양 가족에게 커다란 고통과 실망을 줬다”고 썼다. 다만 “유의미한 과학적 연구 성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한계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해 오해와 논란을 야기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다. 저의 실책에 대한 비난은 무엇이든 달게 받겠다”며 “이번 사태 초기부터 사의를 전달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절차에 따라 물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직원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당면하고 있는 사태 해결을 위해 억측과 비난으로 여러 사람들이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며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코로나19 예방 효과 발표 후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중림동 LW컨벤션에서 불가리스를 공동개발한 한국의과학연구원(KRIBS)과 함께 ‘코로나19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의과학연구원에 따르면, 불가리스 항바이러스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기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했다. 충남대 수의대는 불가리스가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인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당시 남양유업은 동물·인체가 아닌 세포 실험 결과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소재 중심이 아닌 완제품 형태로 항바이러스 효과를 규명해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발표해 논란이 커졌다. 이후 질병관리청은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으나 일부 편의점, 마트 등에서 불가리스가 품절되고 남양유업 주가는 한때 폭등했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행정처분·고발조치했한 상태다. 남양유업 세종공장 관할 지자체인 세종시에 영업정지 2개월도 요청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9일 세종시에 “구두로 소명할 기회를 달라”며 의견서를 제출했다. 세종시는 24일께 청문회를 개최, 남양유업 의견을 듣고 영업정지 명령을 확정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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