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가상화폐, 실명 미확인 ‘수상한 계좌’ 145만개
이상환 기자
입력 2021-04-21 03:00 수정 2021-04-21 10:28
[가상화폐 투자 열풍]
시세 조종에 악용될 우려 커
9월까지 실명 확인-은행 심사 예고… 중소 거래소 상당수 문닫게 될 수도
가상화폐 계좌 10개 중 3개는 투자자 실명을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용한 시세 조종이나 자금 세탁, 투자 사기 등 불법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투자자 실명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는 145만9137개로 집계됐다. 이는 올 1분기(1∼3월)에 거래를 한 번 이상이라도 한 가상화폐 전체 계좌의 28.5%에 이르는 규모다.
현재 4대 대형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원화로 입출금하려면 실명 계좌가 있어야 하지만 중소형 거래소에선 실명 계좌가 없어도 된다. 실명 계좌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중소형 거래소는 100여 개로 추산된다.
약 146만 개의 미확인 계좌는 이런 중소형 거래소에서 실명 미확인 계좌를 만든 뒤 4대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옮겨 투자하는 사람들이나 원화 거래가 필요 없는 일부 해외 투자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실명 미확인 계좌를 통해 시세 조종 세력이 끼어들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1분기 미확인 계좌의 평균 거래횟수는 520회로, 전체 가상화폐 계좌의 거래 횟수(377회)보다 훨씬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계좌에서 매매가 이렇게 많다는 건 시세 조종 의심이 가는 정황”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는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받아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명 계좌를 갖추기 힘든 중소형 거래소 상당수가 문을 닫으면서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이 검증이 어려운 중소형 거래소에 대해선 금융사고를 우려해 실명 계좌를 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시세 조종에 악용될 우려 커
9월까지 실명 확인-은행 심사 예고… 중소 거래소 상당수 문닫게 될 수도
가상화폐 계좌 10개 중 3개는 투자자 실명을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이용한 시세 조종이나 자금 세탁, 투자 사기 등 불법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투자자 실명 등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미확인 계좌는 145만9137개로 집계됐다. 이는 올 1분기(1∼3월)에 거래를 한 번 이상이라도 한 가상화폐 전체 계좌의 28.5%에 이르는 규모다.
현재 4대 대형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원화로 입출금하려면 실명 계좌가 있어야 하지만 중소형 거래소에선 실명 계좌가 없어도 된다. 실명 계좌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중소형 거래소는 100여 개로 추산된다.
약 146만 개의 미확인 계좌는 이런 중소형 거래소에서 실명 미확인 계좌를 만든 뒤 4대 거래소로 가상화폐를 옮겨 투자하는 사람들이나 원화 거래가 필요 없는 일부 해외 투자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실명 미확인 계좌를 통해 시세 조종 세력이 끼어들 여지가 높다는 점이다. 1분기 미확인 계좌의 평균 거래횟수는 520회로, 전체 가상화폐 계좌의 거래 횟수(377회)보다 훨씬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는 계좌에서 매매가 이렇게 많다는 건 시세 조종 의심이 가는 정황”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는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받아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실명 계좌를 갖추기 힘든 중소형 거래소 상당수가 문을 닫으면서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이 검증이 어려운 중소형 거래소에 대해선 금융사고를 우려해 실명 계좌를 내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비즈N 탑기사
- ‘투머치 토커’의 모자…민희진 폭주에 박찬호 소환 왜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선물하기 좋은 맥주'로 이름 날려 매출 182% 증가한 브랜드[브랜더쿠]
- 분당 9800채-일산 6900채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
- 한국에 8800억 투자 獨머크 “시장 주도 기업들 많아 매력적”
- 은행연체율 4년9개월만에 최고… 새마을금고 ‘비상등’
- 슈퍼리치들 30분 덜 자고 책 2배 많이 읽었다
- 재즈 연주회부터 강연까지… 문화로 물드는 서울의 ‘봄밤’
- 맥도날드, 반년 만에 또 올린다… 치킨‧피자까지 전방위적 가격 인상
- 하이닉스, AI붐 타고 깜짝흑자… “美경기 살아야 슈퍼사이클 진입”
- 카드사 고위험업무 5년 초과 근무 못한다…여전업권 ‘내부통제 모범규준’ 시행
- 美-중동 석유공룡도 뛰어든 플라스틱… 역대급 공급과잉 우려[딥다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