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보험료 깎아주고 백신 부작용 보장 상품까지…“저성장 타개” 보험 특허 경쟁 불붙었다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4-12 03:00:00 수정 2021-04-12 05: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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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험 배타적 사용권’ 신청 13건
작년 전체의 59%… “업계 불황 반영”
최대 1년간 독점 판매 권한 보유…‘업계 최초’ 내세운 마케팅도 이점





최근 ‘보험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기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보험사들이 ‘업계 최초’를 앞세운 독점 판매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현재까지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 건수는 모두 1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22건)의 절반 이상이 3개월여 만에 쏟아진 셈이다.

배타적 사용권은 새로운 보험 상품이나 서비스의 독창성, 유용성 등을 평가해 개발 보험사에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한을 주는 일종의 특허권이다. 해당 보험사가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받으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다른 보험사는 동일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올해 보험사들이 신청한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업계의 미래 신산업으로 떠오른 헬스케어 서비스 등 최신 트렌드를 선점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화생명이 6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낸 ‘라이프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한화생명의 건강관리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헬로(HELLO)’와 스마트워치를 연동해 걷기, 달리기, 수영, 등산 등의 운동량을 측정해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생보협회는 “운동량 측정 지표의 독창성과 모바일 앱의 유용성 등을 인정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보장하는 ‘백신 보험’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도 등장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진단비를 주는 특약으로 3개월 배타적 사용권을 따냈다. 라이나생명도 비슷한 상품을 내놨지만 삼성화재는 개발 시기가 비슷하고 코로나19 극복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라이나생명의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다자녀 출산 여성을 위한 암보험료 할인 특약, 아토피·욕창 진단비 등 여성, 유아, 노인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들이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정신질환 치료비를 보장하는 보험 상품을 개발해 배타적 사용권에 대한 심사를 받고 있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특허 경쟁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은 저금리 기조에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쳐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는 포화 상태이고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나빠져 신상품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며 “배타적 사용권을 따내면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될 뿐 아니라 업계 최초를 부각하는 ‘원조 마케팅’이 가능해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고 했다.

올 하반기(7∼12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보험업 진출, 소액 단기보험사 등장 등이 예정돼 배타적 사용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소액 단기보험 도입 등으로 보험시장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변화가 클수록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배타적 사용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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