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26년 만에 스마트폰 사업서 손떼

홍석호 기자

입력 2021-04-05 11:58 수정 2021-04-05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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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적자를 내던 스마트폰 사업부 철수를 확정한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가 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손을 뗀다. 1995년 모바일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이다.

LG전자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7월 31일부터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문 생산 및 판매 종료를 확정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사업 경쟁 심화 및 지속적인 사업 부진”으로 영업을 정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 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통신사 등과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 5월 말까지 스마트폰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사업 종료 이후에도 구매 고객과 기존 사용자가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계속할 방침이다.

LG전자는 1월 20일 최고경영자(CEO)인 권봉석 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사업 철수 가능성을 처음으로 시사했다. 권 사장은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LG전자는 베트남 빈 그룹,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 그룹 등과 접촉했지만 매각 합의는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철수의 이유는 누적 적자 5조 원에 달하는 부진이다. 피쳐폰 시절 초콜릿폰, 샤인폰 등을 연달아 성공시켰던 LG전자지만, 스마트폰의 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시장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지 못하고 잇따라 선보인 스마트폰이 외면받았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4~6월)부터 적자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 4분기(10~12월)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 종료로 단기적으로는 전사 매출액의 감소가 있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스마트폰에서 손을 뗀 LG전자는 대신 자동차부품(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7월 캐나다 전장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생산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2018년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 ZKW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LG전자의 전장(VS) 사업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3400여명에 달하는 MC사업본부 인원에 대한 고용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은 생활가전(H&A) 사업본부나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의 계열사로 재배치해 핵심 모바일 기술 등의 연구개발은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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