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품목 다 잘나간 ‘수출한국’…상반기 회복세 이어간다

뉴시스

입력 2021-04-02 05:09 수정 2021-04-0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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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 16.6% 증가한 538억 달러
효자 품목은 물론 중간재까지 강세
"기저효과에 상반기까지 상승할 것"
"세계 경기 회복, 백신 보급 긍정적"
"공급망 리스크에 따른 변수도 존재"



우리 수출이 기존 효자 품목은 물론 부진했던 품목까지 고루 성장하며 역대 3월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3년 만에 월 수출도 5개월째 증가하며 올해 수출액 규모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딛고 수출이 반등 궤도에 정착한 가운데 올 상반기까지 기저 효과, 세계 경기 회복세로 수출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 등 변수에 공급망 리스크를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출은 538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6% 늘었다. 이 증가율은 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하루 평균 수출액은 16.6% 증가한 22억4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6개월 연속 늘어난 것도 3년 만이다.

이처럼 좋은 실적은 주력 품목의 고른 성장 덕분에 가능했다. 반도체(8.6%), 자동차(15.3%) 등 최근 호조를 보인 품목은 물론 석유제품(18.3%), 석유화학(48.5%), 일반기계(6.9%), 섬유(9.4%), 철강(12.8%) 등 중간재 품목도 크게 도약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역대 3월 중 총 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이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기저 효과를 배제하더라도 이번 달 수출이 선전했다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주력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에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회복 더뎠던 중간재 수출까지 훨훨

특히 주요국의 경기변동에 민감해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느렸던 기계?석유제품?섬유 등 중간재 품목들이 3월에는 총 수출 증가율(16.6%)을 넘어선 높은 성장률(20.1%)을 보였다.

수요 회복, 단가 상승, 국제유가 오름세 등 호재가 겹치며 한동안 부진했던 중간재들도 강세를 보였다.

석유화학의 경우 국제유가 반등과 더불어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합성수지 수요가 늘어 사상 최대 월 수출액(47억5000만 달러)을 기록했다. 철강도 지난 10년새 철광석 가격이 최고 수준으로 뛰고, 전방 산업 경기가 회복하며 수출이 3개월 연속 늘었다.

전체 수출 호조를 견인하는 반도체도 글로벌 공급 부족 장기화로 인한 단가 상승 압력,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황 호조로 9개월 내내 수출이 증가했다.

자동차 또한 SUV와 친환경차 수출 비중 증가로 수출 단가가 강세를 보이고, 주요 시장 수출이 꾸준히 늘며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나타냈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2분기 최저점을 찍은 이후 하반기부터 회복 조짐을 보였다. 반도체 등 효자 품목이 받쳐주는 가운데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품목도 꾸준히 선전하며 동반 성장세를 보여왔다.

코로나19 기저효과와 세계 경기 회복 등도 수출 회복세에 힘을 보탰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호황, 국제유가 상승도 우리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상반기까지 수출 반등세 이어질 것”

전문가들도 우리나라 수출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반도체와 정보통신(IT) 품목들이 수출 반등을 주도하고 있고 석유화학·제품도 유가 상승에 따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백신 보급으로 전반적인 상황 개선이 이뤄졌고 이 영향으로 우리가 경쟁력을 지닌 반도체,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추세로는 2018년 기록한 수출 6000억 달러를 다시 한 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중 갈등, 코로나19 백신 보급 추이 등은 여전히 우리 수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수에즈 운하 사고, 자동차 반도체 수급 불안 등 예상치 못한 악재도 존재한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가 언제 끝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생각하지 않았던 공급망 리스크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심리적인 회복과 실물 움직임이 다르게 나타나면서 이곳저곳에서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전날 ‘3월 수출입동향 브리핑’에서 수에즈 운하 사태로 유럽연합(EU)으로의 물류 수송이 1주~2주 늦어질 수 있고,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완성차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출 호조세가 전반적인 경기 지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성 교수는 “비대면 소비 파트가 아닌 일반적인 대면 소비는 회복이 부진하다”며 “지난 1, 2월에도 수출은 상당히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경기 지표가 회복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이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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