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하경]형평성 논란에도 규모만 늘린 재난지원금

김하경 기자

입력 2021-04-01 03:00:00 수정 2021-04-01 03:05:19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정확한 실태 조사도 안 하고 피해 규모 다른데 일괄지급 계속

김하경·산업2부
지난달 29일부터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4차 재난지원금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총 6조7000억 원 규모로 2차와 3차 재난지원금을 합친 금액과 맞먹는다. 정부는 “코로나19 피해로 어려운 소상공인의 빠른 회복과 도약을 위해 한층 두터운 지원 여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급 대상과 금액이 늘었다는 점을 근거로 ‘두터운 지원’이라고 했겠지만 이 자금을 받는 소상공인들도 이런 평가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지난달 소상공인,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재난지원금 수혜자 48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한 결과 대다수는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지원금이 집중돼야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일률적으로 지원하다 보니 형평에 맞지 않게 돈이 뿌려지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예컨대 같은 ‘헬스장’이라도 사업장마다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 사업장 규모, 임차료 등의 고정지출 비용이 다른 만큼 이를 감안해 실제 피해에 준하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재난지원금은 집합금지, 영업제한, 일반 업종이라는 3가지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지급됐다. 영업 자체를 못 하는 집합금지와 일정 수준의 영업은 가능했던 영업제한 및 일반 업종 간 금액 차이가 100만∼200만 원 정도여서 업종에 따라 불만이 컸다. 이번 4차 재난지원금도 각 사업장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지급된다. 정확한 실태 조사가 없었으니 현장을 감안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할 리 없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게 지난해 5월이다. 처음에는 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정교한 실태 조사가 어려웠을 수 있다. 하지만 이후 10개월 동안 실태 조사 없이 ‘현금 복지’의 규모만 늘린 것은 책임 있는 당국의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카페 사장은 “일괄적인 지원보다 무이자나 저리 대출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 했다. 소상공인들은 고기를 몇 번 주기보다는 고기를 계속 낚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