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진칼 경영권 노렸던 3자연합 “지금은 헤어지지만…”
변종국 기자
입력 2021-03-30 03:00 수정 2021-03-30 12:13
올해 주총서 모든 안건에 기권표
주주권 공동행사 등 팀 활동 중단
배당 확대 등 요구사항 일부 관철
한진그룹 상황 따라 다시 뭉칠수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사실상 결별한다. 더 이상 3자 연합이 아닌 각자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지만 관계 자체는 끊지 않고 언제든 다시 공동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3자 연합은 이달 말까지 한진칼 경영권 확보에 준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면 연합을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주총에서 주주 제안도 하지 않았고 모든 안건에 기권표를 던졌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도전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누군가가 지분을 매각하려면 서로 동의를 구해야 하는 등 계약 관계로 묶여 있었다. 이제는 그런 구속에서 자유로워지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2년여간 ‘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공동으로 금융감독원 공시도 했지만 앞으로 이런 방식의 팀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다. KCGI의 브레인 역할을 하던 신민석 부대표는 KCGI를 떠났고, 3자 연합 결성을 주도한 김남규 부대표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들의 이탈은 과거처럼 경영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측 36.7% △3자 연합 40.4% △KDB산업은행이 10.7%씩 보유하고 있다. 산은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3자 연합이 지분으로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보는 배경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3자 연합 구성원들이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으로 후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자 연합에 정통한 관계자는 “싸워서 헤어진 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연합을 구성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 각자 지분을 유지하면서 한진그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CGI는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 0.083%(약 33억 원어치)를 장외 매입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3자 연합이 깨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분을 유지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다.
2년간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3자 연합은 경영권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배당 확대, 그룹 내 주요 자산 매각 등 3자 연합이 요구했던 것을 일부 수용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절반의 승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진그룹에서 재차 오너 리스크가 발생하거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잘 안 될 경우 3자 연합이 다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산은은 조 회장 편을 든다고 직접 밝힌 적이 없다. 필요에 따라 3자 연합의 한진칼 이사회 진출 등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며 ”3자 연합이 신주인수권 권리를 행사하면 산은 및 조 회장 측과 3자연합의 지분 격차가 3.5%까지 줄어든다. 아직은 경영권 향방을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KCGI 관계자는 “한진칼 주주로서의 역할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주주권 공동행사 등 팀 활동 중단
배당 확대 등 요구사항 일부 관철
한진그룹 상황 따라 다시 뭉칠수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사실상 결별한다. 더 이상 3자 연합이 아닌 각자의 길을 걷겠다는 것이지만 관계 자체는 끊지 않고 언제든 다시 공동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3자 연합은 이달 말까지 한진칼 경영권 확보에 준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면 연합을 지속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올해 주총에서 주주 제안도 하지 않았고 모든 안건에 기권표를 던졌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도전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누군가가 지분을 매각하려면 서로 동의를 구해야 하는 등 계약 관계로 묶여 있었다. 이제는 그런 구속에서 자유로워지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2년여간 ‘주주연합’이라는 이름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공동으로 금융감독원 공시도 했지만 앞으로 이런 방식의 팀 활동은 사실상 중단된다. KCGI의 브레인 역할을 하던 신민석 부대표는 KCGI를 떠났고, 3자 연합 결성을 주도한 김남규 부대표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이들의 이탈은 과거처럼 경영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측 36.7% △3자 연합 40.4% △KDB산업은행이 10.7%씩 보유하고 있다. 산은이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3자 연합이 지분으로 승기를 잡기는 쉽지 않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보는 배경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3자 연합 구성원들이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으로 후일을 도모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3자 연합에 정통한 관계자는 “싸워서 헤어진 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연합을 구성할 수도 있다”며 “당분간 각자 지분을 유지하면서 한진그룹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KCGI는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 0.083%(약 33억 원어치)를 장외 매입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3자 연합이 깨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분을 유지하기 위한 상징적 조치다.
2년간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3자 연합은 경영권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배당 확대, 그룹 내 주요 자산 매각 등 3자 연합이 요구했던 것을 일부 수용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절반의 승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진그룹에서 재차 오너 리스크가 발생하거나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잘 안 될 경우 3자 연합이 다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산은은 조 회장 편을 든다고 직접 밝힌 적이 없다. 필요에 따라 3자 연합의 한진칼 이사회 진출 등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며 ”3자 연합이 신주인수권 권리를 행사하면 산은 및 조 회장 측과 3자연합의 지분 격차가 3.5%까지 줄어든다. 아직은 경영권 향방을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KCGI 관계자는 “한진칼 주주로서의 역할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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