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위험에 노출된 대출자 많아 금리상한형-고정금리대출 유도 필요”

김형민 기자

입력 2021-03-24 03:00 수정 2021-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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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 철저 대비 당부
주담대 석달새 8조5000억 늘어
금융당국, 5대은행 불러 관리 당부


한국과 미국의 국고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이 늘어나자 금융당국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임원들을 불러 대출 점검을 주문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3일 임원회의를 열고 “금리상승이 지속될지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 영향이 클 수 있어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1.71%에서 이달 19일 2.1%로 올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같은 기간 0.91%에서 1.72%로 상승했다.

윤 원장은 “여전히 변동금리 대출이 적지 않아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된 차주들이 많다”며 “금리상한형 대출이나 고정금리 대출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금리 상승은 유가 증권의 평가 손실, 차주의 이자 부담에 따른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금을) 단기로 조달해 장기로 운용하는 비중이 높은 금융사는 유동성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잔액은 여전히 늘고 있다. 금감원은 전날 시중은행 담당 임원을 불러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현황을 점검했다. 이달 19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09조9006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조6879억 원 늘었다. 주담대는 이달 19일 482조283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4989억 원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될 가계부채 관리 방안 시행 전에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가 몰려 가계 대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채시장 변동성을 우려했다. 김 차관은 “최근 국고채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채 발행량의 탄력적 조정 등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이어 “미중 갈등, 유럽의 경제 봉쇄조치 강화, 일부 신흥국 인플레이션 등으로 금리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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