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종신-車보험료 줄줄이 ‘쑥’… 인상요인 남아 더 오를 가능성

신지환 기자

입력 2021-03-24 03:00 수정 2021-03-24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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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40대男 20년뒤 보험료 6.7배… 7월 출시 ‘4세대 실손’ 보험료 싸나
자기부담 비율 높고 보장은 약해
전문가 “섣부른 갈아타기 금물… 건강상태-생활패턴 맞게 골라야”





2009년 ‘구(舊)실손보험’에 가입한 직장인 최모 씨(57)는 최근 실손의료보험료가 전년에 비해 50%가량 올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큰 문제는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보험료도 각각 올랐다는 점이다. 보험료를 10만 원가량 더 내야 하니 기존 보험상품을 해지하고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까 고민 중이다.

연초부터 각종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오르고 있다. 7월엔 ‘4세대 실손보험’이 나오는 등 상품이 개편되자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고민하는 가입자도 많다. 하지만 보험을 갈아탄다고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어서 저마다 가입 조건을 잘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보험료 줄줄이 인상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중 실손보험은 회사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10∼20%, 차보험은 같은 기간 2%가량 올랐다. 보장성보험도 지난해 말보다 7∼13% 올랐다. 보험료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 자동차 이용량이 감소하면서 일시적으로 보험사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개선됐지만 앞으로 다시 악화될 수 있다.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병원 및 자동차 이용이 늘어 손해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실손보험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료가 오르도록 설계돼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실손보험료가 매년 10% 인상된다고 가정할 때 2019년 40세였던 남성이 20년 후인 60세에 납부해야 할 보험료는 40세 때의 6.7배로 늘어난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고령화에 따른 보험료 상승을 막기 어려워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소비자 상황과 상품 특성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보험상품을 성급하게 갈아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여건에 맞는 상품을 찾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손보험의 경우 7월에 나올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지 고민 중인 사람이 많지만 이 보험은 기본 요금은 싸지만 자기부담 비율이 높고 보장 수준이 약하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4세대 실손은 비급여 보험금을 타지 않으면 보험료가 5% 할인되지만 300만 원 이상의 보험금을 받으면 오히려 보험료가 4배로 오른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은 보장성보험 중 운동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보험이 도움이 된다. 건강증진형 보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가입자의 운동량과 건강 습관 목표 등을 측정하고 목표 달성에 대한 보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차보험은 특약에 가입해 보험료를 절약하는 게 좋다. 주행거리, 블랙박스 설치 여부, 대중교통 이용 빈도 등을 반영해 할인하는 다양한 특약이 있다. 이문덕 손해보험협회 상품·공시팀장은 “‘보험다모아’ 등 상품 비교 포털에서 성별과 나이 등을 입력해 보험료를 추산해 보고 특약 등을 비교해 건강 상태와 생활 패턴에 맞는 보험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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