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파, 파테크에… 파농부 “이런 돈 받아보긴 처음”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3-22 15:02 수정 2021-03-22 15:13
지난 3일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대파를 판매하고 있다. 뉴스1
최근 대파 가격이 지난해 대비 3배나 폭등하면서 ‘금파’로 불리고 있다. 집에서 파를 키워 먹는 사람들이 늘면서 ‘파테크(파+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실제 파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도 “이런 가격을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겨울파의 주요 생산지 전남 진도에서 파 농사 짓고 있는 손정훈 씨는 22일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에서 ‘산지에서도 파의 판매가격이 괜찮았느냐’는 질문에 “초반에 파신 분들은 예년 수준이었다. 파값이 상승하면서 나중에 파신 분들은 고가에 팔았다”고 답했다.
손 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경 파 값은 평당 1만 5000원 선이었으나 올해 2월 이후엔 2만 원이 넘어갔다. 지난 겨울 후반에 판 사람들이 고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가격이 올라 농사 짓는 사람들도 좋은거냐’는 질문에 손 씨는 “아무래도 가격이 좋으면 포전 거래 가격도 따라서 올라간다. 상승한 가격에 농산물을 팔 수 있으니 좋다”고 말했다.
파 농사 경력 20여년 이라는 손 씨는 “(이렇게 파값이 오른 건) 처음 있는 일”이라며 “농산물 가격은 예측할 수가 없다. 이런 가격을 받았다는 건 농민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이런 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손 씨는 파 값 상승 이유로 재배 면적 감소와 날씨를 꼽았다. 그는 “재배 면적도 줄고 날씨도 안 좋은 부분이 많아서, 생육이 떨어졌다”며 “남부 지방 파는 1년 재배인데 여름에는 90일 동안 계속 장마였고, 가을에는 또 한 60일 동안 가뭄이었다. 그리고 겨울이 되면서 1월 경에 폭설이 와서 다 망가져서 파 가격이 많이 상승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 값이 오르자 손 씨 주변에서도 파 농사를 짓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는 “이쪽에서도 많은 양이 들어가고 있다. 종묘사에서 판매된 묘종량이 엄청난가 보다. 올해 재배 면적이 많이 늘 것 같다. 그래서 올 겨울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파 재배 면적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은 다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 씨는 “(올 겨울 파 값은) 예년 수준이 될 것”이라며 “작년에 드셨던 만큼의 가격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농산물 가격에 따라 매년 농부 수익이 예측 불가능한 데 대해 손 씨는 “경매 제도를 보완할만한 제도가 있었으면 한다”며 “도매인제를 추진한다는데, 운영을 해봐야 알 것 같다. 그게 된다고 해서 농가들 수익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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