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이문희 대주교 유언장 공개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3-16 14:02 수정 2021-03-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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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희 대주교. 천주교 대구대교구

“교구를 위해서 잘못한 것, 또 교구의 사람들을 위해서 잘못한 것들에 대해서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16일 천주교 대구대교구는 14일 선종한 이문희 대주교의 유언장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 대주교는 유언장에서 “그동안 교구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나름대로 힘껏 잘하려고 했지만 지나온 후 돌이켜 생각할 때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면서 “개인의 잘못은 응당 개인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지만 교회에 대해 잘못한 것은 교회가 용서해주실 것을 믿고 바란다”고 했다.

또한 이 대주교는 “지금까지 제가 일을 해 얻은 것으로 이렇게 부유하게 잘 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두가 교회 덕택에 이렇게 모자람이 없는 생활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사랑에 대해서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땅의 교회가 잘 되도록 사랑의 힘을 더 키워가도록 힘써달라”며 “마지막 날 하느님 앞에서 모두가 함께 만날 수 있기를 믿고 바란다”고 했다.

고인은 14일 선종했다. 향년 86세. 1935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 대주교는 1965년 사제품을 받았고 대구가톨릭병원장, 선목학원 이사장 등을 지냈다.

이 대주교는 1985년 대구대교구 대주교에 취임했고 이듬해 대구대교구장에 착좌했다. 2007년 교구장직을 사임한 뒤 2015년 사제 서품 50주년(금경축)을 맞아 그동안 써온 시 99편을 묶은 시선집 ‘오후의 새’를 펴냈다.

빈소는 대구 계산동 성당이다. 장례미사는 17일 오전 10시 반 대구 범어대성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북 군위군 가톨릭 군위묘원.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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